<서정주의 ‘푸르른 날’ 그리고 슬픈 추억>
예전에 내가 다니던 대전 대덕고 앞의 대덕슈퍼는 만물백화점이었다. 군것질 거리가 가득한 슈퍼, 온갖 문구가 그득한 문구점, 대덕고 교사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식당, 유학생들의 유숙을 해결하는 하숙집, 엉성하지만 풋풋한 연애공간 등 그 용도가 다양했다. 나는 그 중에서 문구점으로 가장 많이 이용을 했다. 볼펜과 공책, 그리고 연습장을 구입할 때는 언제나 대덕슈퍼를 애용했다. 볼펜과 공책은 민씨 영감님이 주는 것으로 아무 불만이 없이 받아들었으나, 연습장은 꼭 표지를 보고 골랐다. 당시 책받침 스타였던, 소피 마르소,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 3인방의 사진이 표지였던 연습장이 친구들에게는 대세였지만, 나는 그런 것들은 너무 흔해서 '서시', '진달래꽃', '님의 침묵' 등의 시와 그림이 있는 연습장을 선호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