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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과 단체협약/노동조합의 운영

<MZ노조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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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주의자의 유일한 주장은 조선인이 제국주의자가 되든지, 민주주의자가 되든지, 또는 자본주의자가 도든지, 노농주의자가 되든지를 물문(勿問)하고, 오직 그 무슨 ‘.......될 사람의 인성을 개조해야 한다 함이외다. 다시 말하면 현재 조선인의 성격을 개조한 뒤에야 건전한 제국주의자도 될 수 있고, 민주주의자도 될 수 있고, 노농주의자나 자본주의자도 될 수 있는 것이지, 이 개조가 없이는 아무 주의자도 될 수 없이 오직 열패자(劣敗者)가 될 뿐이라 함이외다. 신용할 만한 덕행, 직무를 감당할 만한 학식이나 기능, 자기의 의식주를 얻을 만한 직업의 능력, 이런 것이 없이야 무엇이 되겠습니까.

-춘원 이광수, ‘민족개조론중에서-

 

지금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의 일부입니다. 유려하고 해박함이 묻어나는 문장이기에, 읽다 보면 춘원의 주장에 동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의 결론인 민족의 개조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민족이라는 것은 추상적인 사람의 전체이기에, 각 개인의 총합인 민족을 개조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은 각 개인을 개조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속담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삼국시대에도 왕족, 귀족이 있던 반면, 죄수, 노예도 있었습니다. 아니 모든 시대에는 인성이 개차반인 사람도, 그리고 인격자도 존재했습니다.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이 모여 사는 것이 세상입니다. 이를 뭉뚱그려서 개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전반적인 시민의식을 변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민족 전체를 개조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에서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춘원이 주장하는 개조가 불가능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사람의 본성 자체는 시대를 초월하는 동질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도 훨씬 전에 저술된 논어구약성경이 현대에도 읽히는 이유는 모든 시대의 인간에 내재된 동질의 DNA가 발현하여 보편성이라는 정서를 지니게 때문입니다. 1,000년 전에 저술된 삼국지연의를 보고 흥미를 느끼는 것은 인간이라는 생명체에 내재된 DNA는 시대가 변함에도 그 동질성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의 고전이 현대 한국인에게도 먹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동질성을 확보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동일한 인종,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면 그 동질성의 강도가 커집니다.

 

요즘 이대남(20대 남자)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부모세대인 이른바 ‘586세대와 자신들은 다르다면서 강하게 ‘586세대를 비난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중심이 된 MZ세대 노동조합도 기존의 양대노총의 노동조합과는 전혀 별개의 노동조합인 양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부터 MZ세대 노동조합과 기성의 노동조합, 특히 민주노총과의 차이점을 전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음 <기사>와 같이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성토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MZ세대와 586세대의 DNA는 동일합니다. 단지 양 세대의 시대적 상황이 다르기에, 주장이 다른 것입니다. 수천 년 전의 사람들과도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부모 자식 세대 간의 차이점을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민주노총은 정규직, 그리고 생산직을 중심으로 과거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함께 발전하였습니다. 민주화는 오래전에 상수가 되었으며,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시대적 배경을 둔 2023년 현재를 배경으로 한 MZ세대 노동조합과는 처한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더군다나 MZ세대의 노동조합의 상당수는 사무직입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필연적으로 주장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양자 모두 근로조건의 개선을 꾀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합니다.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양대노총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가급적 호봉제, 그리고 정년의 보장을 주장할 수밖에 없고, MZ세대 노동조합은 양대노총이 중심이 된 생산직군의 거의 철밥통 수준의 고용보장과 호봉제의 철폐를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 노동조합법도 직군 등 이해관계가 다르면 교섭 자체를 분리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외부환경에 따라 복수의 노동조합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 활동을 지향합니다. 실은 이익단체라는 노동조합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각 노동조합에 대한 맟춤형 처방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기도 합니다. 양대노총은 이제라도 대 정부 교섭의 과점시장이 주는 달콤한 꿀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하여야 합니다. 복수노조제도는 각 노동조합의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생성되었기 때문입니다. MZ세대 노동조합은 기존의 양대노총이 중심이 된 대 정부 교섭시장은 물론 대 사용자 교섭시장의 새로운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양 노동조합의 구성원의 DNA 그 자체는 동일하지만, 시장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이해관계의 차이에 따라 교섭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기사>
이 장관이 지난 22'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하고만 만나 노동개혁 추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윤정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선임차장도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을 울부짖으며 양대노총을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낙인찍었다""MZ라고 불리는 청년세대를 앞세워 갈라치기하는 방식으로 노동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 민주노총 압수수색과 관련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사실공표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당시 국정원은 국보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와 전 활동가 등 4명 관련 자료를 입수하겠다며 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했다. 민주노총은 "압수수색을 하는 동안 특정 매체를 통해 혐의 사실이 유포되고 이후 다시 몇몇 매체에 의해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671678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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