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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노동법자료실

<특보, 특종과 기자, 그리고 근로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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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별로 존재감이 없었던 코미디언 박명수가 그나마 존재감을 보인 코미디는 유명 앵커인 추성춘과 엄기영의 성대모사였습니다. 약간의 비음이 섞인 추성춘보다는 멘트가 강렬한 엄기영의 모사가 시청자의 눈에 뜨였습니다. 그때 그 시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는 대형사고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에 미흡한 상황에 대하여 엄기영 앵커가 전매특허처럼 했던 멘트였고, 바로 이 대목을 박명수가 캐치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특보라 하며, 특종과 더불어 세월이 지난 지금도 발생합니다. 특보나 특종이 발생하면 기자와 데스크는 바빠지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특종이나 특보를 보도하는 주체인 해당 기자나 데스크를 이루는 보도국 임직원들은 법률적으로는 근로자이기에, 당연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 적용됩니다.

 

특보시간은 대부분 시간제한이 없습니다. 특보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과거 1980년대 프로야구 중계처럼, ‘정규시간 관계로 방송을 종료합니다.’라는 멘트를 낼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자나 앵커, 그리고 보도국의 임직원 모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데, 근로시간의 제한을 이유로 특보시간을 종료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에도 특보를 정규시간을 이유로중단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규방송시간을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튼 이런 경우에는 형식논리로만 따지면 당연히 연장근로시간이 적용되는 것이 맞습니다.

 

예전의 공중파방송은 물론 지금의 종편이나 유튜브방송의 경우에도 기자들이 연장근로가산수당을 받았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각 방송국이 자체적으로 산정한 수당(명칭은 방송국마다 제각각!)을 받는 외에 근로기준법상의 연장근로가산수당을 받는 경우 자체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기자나 앵커 등의 특수한 근무내용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라는 제목으로 특수한 근로시간의 계산의 사례를 규정합니다. 3항은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인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합니다.

 

본래 근로시간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개별계약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대표 간에 서면합의로 정한 것은 전체 사업장에 적용된다는 의미입니다. 뉴스앵커나 기자는 근로기준법 제31조가 규정한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에 해당합니다. 이 조문의 의미는 특보와 같이 비상적인 상황에서의 연장근로나 단축근로의 경우에도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법률적으로 근로시간의 계산을 특수하게 취급한다는 것이지 생명체로서 기자나 앵커의 과로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활동에 대하여 보도하는 기자나 앵커이지만, 정작 그들의 과로에 대하여는 침묵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비록 직업일지라도 특보를 위해 몸을 갉아먹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근로기준법>
58(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그 서면 합의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
1. 대상 업무
2. 사용자가 업무의 수행 수단 및 시간 배분 등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
3. 근로시간의 산정은 그 서면 합의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


<근로기준법 시행령>
31(재량근로의 대상업무) 법 제58조제3항 전단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를 말한다.
1.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이나 인문사회과학 또는 자연과학분야의 연구 업무
2.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 또는 분석 업무
3.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
4. 의복ㆍ실내장식ㆍ공업제품ㆍ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
5. 방송 프로그램ㆍ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업무
6. 그 밖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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