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의 식당 취업과 문제점>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정책이 외국인근로자의 고용확대정책입니다. 외국인고용정책은 내수경제의 근간이자 수출경제의 초석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외국인을 가급적 배제하고 내국인을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3D업종에서는 지속적으로 내국인의 취업이 줄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주장입니다. 외국인 이민정책은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독일의 경우에도 만성적인 인력부족를 호소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합니다. 명품의 본고장 유럽에서 실제 생산인력은 중국인이라는 공공연한 비밀은 현실적으로는 그렇게나 대단한 명품업체들은 고임금의 유럽인들을 고용하기를 기피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음 칼럼은 외국인고용확대정책이 식당이나 호텔·콘도 등에 확대되었지만, 식당에 대한 규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칼럼에서는 어느 식당 사장이 한 말, 즉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설거지만 하고 홀서빙은 시키면 안 된다고 하네요. 굳이 직원으로 쓸 이유가 없어요.”라는 것으로 사안의 핵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칼럼의 결론 자체는 동의할 수 있으나, 그 비판의 방법은 유감입니다. 고용허가를 받으려면 비자발급 대상자가 사전에 정해져야 합니다. 그 대상은 출입국관리법상 비전문취업(E-9)과 재외동포의 방문취업(H-2)입니다. 그리고 칼럼에서 지적한 서비스업 중 식당이나 호텔 등의 경우에는 E-9 중 E-9-5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E-9은 업종에 따라 세분화하여 체류자격을 구분합니다.

 

○그런데 출입국관리법상 체류자격은 기본적으로 통계법상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직업별로 구분합니다. E-9-5비자 중에서 식당에서 고용노동부가 허용한 외국인근로자는 이 산업분류에 의한 주방 보조원(95220)입니다. 이 주방보조원은 식재료준비, 설거지, 주방청소조리사의 지시에 따라 음식을 운반하거나 그릇을 치우는 등의 업무, 그리고 고객에게 메뉴를 제시하고 주문받아 제공하는 업무를 말합니다. 칼럼에서 지적하는 홀서빙은 위 분류 중 ‘음식서비스 종사원(44221)’으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소규모 식당에서는 홀서빙도 하고 주방보조도 합니다. 중국집 사장이 홀서빙도 하고 카운터도 하다가 주방보조를 하는 경우를 연상하면 됩니다. 그래서 단속기준이 애매합니다. 물론 음식서비스 종사원도 고용허가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칼럼의 비판은 다분히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불법체류자가 수십만명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산업현장에서는 불법체류자임을 알면서도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디. 불법체류자도 고용을 하는 판에 기계적인 직업분류에 따라 발생한 비현실적인 결과를 이유로 규제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뭔가 공허합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허가제도 자체가 소규모 사업장을 우선적으로 배려하여 도입된 정책입니다. 일선 식당에서 근로자의 업무가 중복된 것이 현실입니다. 직업분류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괄적인 규제 때문에 발생한 불합리한 결과는 탄력적인 단속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제는 법령의 개정이 아닌 고용노동부 고시의 변경만으로도 가능합니다.

<곽용희 기자의 칼럼>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외국인근로자는 설거지만 하고 홀서빙은 시키면 안 된다고 하네요. 굳이 직원으로 쓸 이유가 없어요.” 3일 강원 춘천 명동에서 만난 한 식당 주인은 ‘일손이 부족한데 외국인 근로자를 왜 고용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외국인근로자들은 식당 업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각종 규제도 많다”며 이렇게 답했다. 정부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외식·숙박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올해 초부터 고용허가제 외국 인력 허용 업종을 호텔·콘도, 식당 등으로 시범적으로 확대했다. ‘서비스업’에 배정된 인력도 지난해 2870명에서 1만3000명으로 네 배 넘게 늘렸다. 하지만 호텔이나 식당에서 고용허가제에 따른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아 일하는 외국인은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065057?type=journalists ■E-9-5 비자의 서비스업무 중 가능한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통계법에 의한 한국표준직업분류) ※ 표준직업분류상 ‘주방 보조원(95220)’ 고용에 한함. 음식서비스 종사원(44221)은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