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의 사용과 시기변경권, 그리고 대체합의>

 

○법률용어인 ‘대표’는 일상에서도 동일한 의미로 쓰입니다. 가령, 국가대표 축구선수라면 축구시합을 하는 경우에 ‘한국’이라는 국가의 행동, 즉 한국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정당을 대표한다는 것은 정당 그 자체의 행위로 본다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일상에서 쓰이는 일련의 언어용례가 법률용어와 동일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서는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연차휴가의 대체합의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쓰이는 근로자‘대표’의 의미는 일상에서 쓰이는 의미와 동일합니다. 당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전 근로자를 대표하여 합의를 하는 것으로, 당해 사업장 전부에서 적용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선결적으로 검토할 문제가 있습니다. 본래 연차휴가는 개별 근로자의 권리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법률체계에서 권리란 행사여부가 개인의 자유에 맡겨진 것입니다.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말처럼 행사여부 자체는 개별 근로자의 전적인 자유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와 합의를 한다는 것은 전체 근로자가 당해 사업장에서 연차휴가를 집단적으로 사용한다, 즉 특정한 날에 집단적으로 쉰다는 의미입니다. 근로자의 개별적인 사용은 합의를 논할 여지가 없습니다.

 

○영화 ‘부당거래’의 명대사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권리를 넘어 그 권리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권리는 남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차휴가를 꼭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사용하려는 근로자가 제법 많으며, 당해 사업장이 분주한 시기에 행사하려는 근로자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대응수단이 있습니다. 바로 연차휴가의 시기변경권이 그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휴가의 사용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요건의 충족여부는 사용자에게 증명책임을 부과하여 근로자의 권리행사의 자유와 사용자의 제한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연차휴가의 사용에 대하여 정리를 하겠습니다. 연차휴가의 사용은 본래 근로자의 자유입니다. 그래서 시기에 대한 합의가 불필요합니다. 그러나 막대한 지장을 끼치는 시기에는 사용자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당해 사업장 전체를 휴무시키는 합의를 하려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근로자대표와 합의를 하면 가능하며, 이 경우에는 당해 사업장 전체에 효력이 미치게 됩니다.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③ 삭제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⑥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2.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3.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으로 휴업한 기간 ⑦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2조(유급휴가의 대체)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