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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사이다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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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상품이라는 말은 최근에 정착했지만 외래어 수준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미투상품 자체가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닙니다. 이미 1960년대부터 존재했고, TV광고가 본격화하면서 용틀임을 시작했습니다. 단지 미투상품이라는 말이 최근에 생긴 것입니다. 미투상품이 가장 보편화한 종류는 단연 음료입니다. 음료는 비교적 제조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에도 맥콜의 미투상품인 보리텐이 있었고, ‘썬키스트의 미투상품인 델몬트가 있었으며, ‘써니텐의 미투상품인 오란씨가 있었습니다. 사이다시장이라고 없을 리가 만무합니다. ‘칠성사이다킨사이다는 당시 언론에서 사이다 전쟁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양 사이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이 사라진 비운의 사이다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해태사이다입니다.

 

다음은 당대 최고 미녀 정윤희가 광고하는 해태사이다 광고입니다. ‘우리 사이 아는 사이 해태사이다라는 약간 조잡한 라임(‘사이’)을 쓰는 cm송이 아직도 입가에 맴돌 정도로 1970년대 중반 해태사이다가 등장했을 때는 광고도 대대적으로 했습니다. 실은 당시 사이다 광고는 칠성(혜은이), (이덕화) 모두 빅모델을 기용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모델의 사이즈는 해당 회사의 의지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당시 제과업계의 강타자 해태에서 주력상품으로 써니텐과 더불어 밀던 상품이 바로 이 해태사이다입니다. 사이다는 본체가 설탕물이라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제조방법이 단순합니다. 그래서인지 탄산음료는 저개발국에서도 제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태사이다는 칠성과 킨이라는 막강한 경쟁자에 밀려 정윤희라는 당대 최고 빅모델을 기용하고도 존재감이 없이 사라졌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zL_af8-ZZtg

 

 

차이점이 미약한 음료 미투상품이라지만, 그 미묘한 차이가 매출액의 차이를 불렀고 결국은 해태사이다의 퇴출을 낳았습니다. 형제상품인 써니텐의 승승장구가 속이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흔들어 주세요! 써니텐!’이라는 광고카피와 마셔봐요. 써니텐 정말 좋아요!’라는 cm송이 일상에서 아이들과 어른이 흥얼거릴 정도로 대박이었던 사실과 대조해보면 당시 해태 측의 쓰라림은 능히 짐작이 갑니다. 특히 써니텐은 당시 해태타이거스의 헬멧광고에도 등장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마도 해태사이다가 분전했으면 그 광고는 당연히 해태사이다가 차지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해태그룹 자체가 IMF 금융위기에서 공중분해를 겪으면서 써니텐 등 음료를 만들던 계열사 해태음료도 주인을 찾아 방랑을 하는 쓰라림을 겪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배맛열풍에 편승하여 축배사이다로 권토중래의 칼을 갈았습니다. 출발도 미투상품, 그리고 재기도 미투상품이었습니다. 그러나 해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맛도 뭔가 어정쩡한 축배사이다는 영 시장에서 힘을 얻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해태음료는 한국코카콜라를 운영하는 LG생활건강에 흡수되었습니다. 코카콜라는 다국적기업답게 각국에 라이센스를 받아 운영하는 회사와 라이센스계약을 체결하고, 그 라이센스회사는 코카콜라 등 코카콜라가 지정하는 음료와 자체 음료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태사이다는 킨사이다를 만들던 라이벌격인 코카콜라가 만드는 셈입니다. 물론 해태사이다라는 상표가 아닌 킨사이다(정확히는 스프라이트 킨사이다)로 환생한 셈입니다.

 

전술한 대로, 음료는 제조방법이 단순하기에 OEM 등으로 제조하는 경우도 많고, 하도급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해외에 아웃소싱을 하기도 합니다. 굴곡진 해태사이다의 운명 변천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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