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유튜버, 그리고 건강보험의 급여정지와 국민연금의 납부예외>

○퇴임 후는 물론 사망시점에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업적 중에서 뺄 수 없는 것이 ‘북방정책’과 ‘해외여행 자유화’입니다. 전자로 인하여 대 중국 수교와 무역폭발, 그리고 대 러시아 수교와 불곰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자로 인하여 요즘 유행하는 여행유튜버 탄생의 나비효과를 낳았습니다. 요즘은 해외여행 자유화는 당연한 일로 여겨지며, 항공사 마일리지의 축적이 자랑거리인 시대이지만, 박정희 정부 시절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은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외화낭비’라는 비판은 덤이었습니다. ‘내돈내산’이라는 요즘의 풍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튼 유명 여행유튜버가 공중파방송에도 출연하는 세상이기에, 여행과 관련하여 건강보험과 국민연금과의 관계가 주목을 받습니다. 입장벽이 쉬운 여행유튜버라는 성격상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지만, 여행유튜버 중에는 장기여행을, 게다가 1년 내내, 하는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거액을 버는 여행유튜버의 사례가 건강보험의 급여정지와 국민연금의 납부예외입니다. 이 문제는 아주 쉬운 사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일 여행을 가도 배꼽시계는 때가 되면 배가 고프다고 소란을 피웁니다. 그리고 브라질 여행을 가더라도 감기에 들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체류지의 음식으로 때우는데, 아프면 체류지의 병원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은 국영보험이기에, 한국의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안재욱의 유명한 사례처럼 5억원이 넘는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면 족하지만, 해외에서 질병이나 상해를 입으면 낭패입니다. 그래서 민간보험사에서 여행자보험이라는 보험상품을 개발했습니다. 문제는 한국의 건강보험료입니다.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도 않는데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해외여행은 꿀맛일 수 있지만, 건강보험료 고지서는 짜증유발자일 수 있습니다. 장기해외여행은 이렇게 건강보험료 납부와 급여정지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야기합니다. 여행유투버가 아니라도 해외연애를 하거나 사업차 장기체류자는 상식차원에서라도 이해가 필요합니다.

 

○‘국민건강보험법(건보법)’ 제54조는 ‘급여의 정지’라는 제목으로 건강보험급여의 정지사례를 규정합니다. 제2호는 ‘국외에 체류하는 경우’를 급여정지의 사유로 규정합니다. 법문상 다른 사유와 마찬가지로 당연정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에는 한국 정부의 건강보험급여의 정지를 ‘예정’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당초 단기체류를 생각했는데, 장기체류로 사정이 변경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해외여행자가 비행기표 사본, 여권 사본 등으로 신고를 해야 비로소 급여정지가 이루어집니다. 장기냐 단기냐의 구분은 3개월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4조의2). 급여 정지와 건보료 면제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건강보험은 돈(건보료) 내고 혜택(건강보험급여)을 받는 유상의 사회복지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은 이와 달리 납부예외라는 제도만 존재합니다(국민연금법 제81조). 국민연금은 법정연령(60세 이상 등 구체적인 수급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다릅니다)이 되어야 비로소 수급이 개시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도 돈(연금보험료) 내고 혜택(국민연금)을 받는 것은 동일하나 보험급여, 즉 국민연금의 수급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법 제91조 제1항 제1호는 ‘사업 중단, 실직 또는 휴직 중인 경우’를 납부예외로 규정하는바, 장기여행은 생업이나 학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실시하는 것이기에 납부예외로 규정하였습니다. 물론 여행유튜버는 여행 자체가 직업이기에 그대로 납부하거나 자영업자 또는 사업소득자로 신규가입하여 납부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전술한 돈(연금보험료) 내고 혜택(국민연금)을 받는 시스템이기에,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은 가입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합니다(국민연금법 제91조 제2항). 그렇다고 그 기간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추납’이라는 약칭으로 자칭 재테크 전문가들이 엄청나게 광고했던 제도가 있습니다. 10년 미만의 범위에서 그 미납기간에 해당하는 추납보험료를 납부하면 그 미납기간은 납부기간으로 부활합니다. 본래 건강보험의 급여정지나 국민연금의 납부예외는 여행유투버만을 위한 제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여행유튜버가 많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4조(급여의 정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기간에는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 다만, 제3호 및 제4호의 경우에는 제60조에 따른 요양급여를 실시한다. 1. 삭제 2. 국외에 체류하는 경우 3. 제6조제2항제2호에 해당하게 된 경우 4. 교도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경우 제74조(보험료의 면제) ① 공단은 직장가입자가 제54조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같은 조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개월 이상의 기간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국외에 체류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그 가입자의 보험료를 면제한다. 다만, 제54조제2호에 해당하는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피부양자가 없을 때에만 보험료를 면제한다. ② 지역가입자가 제54조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가입자가 속한 세대의 보험료를 산정할 때 그 가입자의 제71조제2항에 따른 소득월액 및 제72조에 따른 재산보험료부과점수를 제외한다. ③ 제1항에 따른 보험료의 면제나 제2항에 따라 보험료의 산정에서 제외되는 소득월액 및 재산보험료부과점수에 대하여는 제54조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급여정지 사유가 생긴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사유가 없어진 날이 속하는 달까지 적용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달의 보험료를 면제하지 아니하거나 보험료의 산정에서 소득월액 및 재산보험료부과점수를 제외하지 아니한다. 1. 급여정지 사유가 매월 1일에 없어진 경우 2. 제54조제2호에 해당하는 가입자 또는 그 피부양자가 국내에 입국하여 입국일이 속하는 달에 보험급여를 받고 그 달에 출국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4조의2(보험료가 면제되는 국외 체류기간) 법 제74조제1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이란 3개월을 말한다. 다만, 업무에 종사하기 위해 국외에 체류하는 경우라고 공단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1개월을 말한다. <국민연금법> 제91조(연금보험료 납부의 예외) ① 납부 의무자는 사업장가입자 또는 지역가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연금보험료를 낼 수 없으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유가 계속되는 기간에는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할 수 있다. 1. 사업 중단, 실직 또는 휴직 중인 경우 2. 「병역법」 제3조에 따른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경우 3.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나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4.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경우 5. 종전의「사회보호법」에 따른 보호감호시설이나 「치료감호법」에 따른 치료감호시설에 수용 중인 경우 6. 1년 미만 행방불명된 경우. 이 경우 행방불명의 인정 기준 및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7. 재해ㆍ사고 등으로 소득이 감소되거나 그 밖에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② 제1항에 따라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은 가입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제92조(연금보험료의 추후 납부) ① 가입자는 10년 미만의 범위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상응하는 연금보험료(이하 “추납보험료”라 한다)의 추후 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1. 연금보험료를 최초로 납부한 이후에 제9조제1호, 제4호 또는 제5호에 따라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 1의2. 18세 미만 근로자가 제8조제2항 본문에 따라 연금보험료를 최초로 납부한 이후에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 2. 제91조제1항에 따라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