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과 연장근로>

○장수프로그램이 반드시 인기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인기가 없으면 장수프로그램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SBS의 ‘생활의 달인’은 일상생활에서 능숙하게 일을 하는 시민을 주인공을 하여 달인의 동작을 보여주면서 오랜 기간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도 꾸준히 증가합니다.

 

○그런데 달인과 근로기준법상의 연장근로제도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달인은 어떠한 작업 내지 일을 보통 사람보다 월등하게 빨리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보통 사람은 작업 중일 때에도 달인은 작업을 이미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출발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 근로자의 동질성, 그리고 2). 작업의 동질성을 전제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경우에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에서는 50%가 할증된 가산수당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 달인은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는데 반하여 일반 근로자는 연장근로수당을 받는 불합리가 발생합니다. 확실히 형평성에 반합니다.

 

○무엇보다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는 양과 질, 그리고 난이도 등의 다양한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근로시간만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다양성의 평가는 인사평가 또는 근무평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상적이나마 근로의 다양성에 대한 규정은 필요합니다. 재량근로에 관한 규정은 간접적이나마 근로의 질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면으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근로시간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도 또한 필요합니다. 달인은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한 근로자이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작업을 쉬엄쉬엄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연장근로수당을 챙겨가는 것은 사용자에게는 돈의 낭비가 되며, 당해 근로자에게는 모럴 해저드를 극명하게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은 공산주의가 시간의 효율적 활용을 하지 않았기에 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사관리의 측면에서는 연장근로의 제한과 산출물에 대한 명확한 인사고과, 그리고 달인급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확실한 논공행상의 부여 등이 근로기준법 등 법령의 준수와 병행하여야 합니다.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주인공 네오가 파티션으로 가려진 회사의 책상에서 옆 사람과 대화도 없이 ‘빡세게’ 일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외국계 회사에서는 실제로 네오처럼 근무를 요구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근로의 양이 절대적으로 중시되는 영역이 아니라면, 연장근로의 효율적 통제가 근로기준법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장치가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①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ㆍ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 금액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1.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2.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③ 사용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