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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임금관리

<근로자의 개인회생절차와 임금채권의 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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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보호제도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제도는 단연 임금채권보호제도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우선변제권, 우선변제권 등 배당절차에서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부터 대지급금(체당금’)제도 등 각종 노동법령에서는 본질적으로는 금전채권에 불과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노동법 교과서에서는 현실에서 많이 활용되는 파산 및 회생제도에 대하여는 상세한 언급이 없습니다. 주로 파산면책과 관련하여 실무에서만 연구가 진척되었을 뿐입니다. 파산 및 회생제도에서도 근로자의 임금채권보호장치가 있습니다.

 

다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3. 9. 19. 선고 20236207)는 어느 근로자의 개인회생신청사건에 대한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근로자의 회생절차와 임금채권과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한국의 채무불이행명부등록자(신용불량자’) 400만명 중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근로자입니다. 파산제도와 달리 근로자는 근로활동을 통해서 채권자에게 돈을 갚아나가는 것이 개인회생제도입니다. 개인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즉 근로활동이 불가능하거 빛을 갚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는 비로소 개인파산으로 이행이 되는 점을 많은 분들이 오해합니다. 부채가 과다하면 당연히 법원에서 파산, 그리고 면책을 해주는 것으로 오인합니다.

 

파산은 파산자 개인의 재산으로는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면책은 부채를 탕감해주는 것입니다. 파산이나 면책이나 채권자의 금전적 손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내 돈이 소중하면 남 돈도 소중한 법입니다. 당연히 법원은 파산 및 면책에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 결정합니다. 파산과 면책으로 채무자는 후련하고 홀가분함을 느끼겠지만, 채권자는 눈에서 피눈물이 나는 법입니다. 회생사건이나 파산사건이나 본질적으로 비송사건입니다. 비송사건은 당사자의 신청과 무관하게 법원이 공권적으로 사안을 판단합니다. 그리하여 회생신청을 하더라도 파산결정을 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어느 근로자가 개인회생신청을 한 경우에 이미 이 근로자의 급여, 즉 임금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회생사건은 전술한 대로, 근로자가 근로활동을 하면서 채권자에게 돈을 갚아나가는 제도입니다. 회생채무자인 근로자는 대부분 이자가 연체되어 있고 가압류 등의 보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입니다. 그리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600조는 다른 법령상의 절차를 중단 또는 중지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회생절차는 회생채무자에게 변제계획안의 제출의무를 필수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절차이며 회생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그리고 법원은 그 회생계획안의 수행가능성을 판단하여야 합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바로 이 수행가능성 유무가 문제된 사건입니다.

 

위 사안의 근로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기 전 채무자의 급여, 즉 회사에 대한 임금채권에 대하여 채권자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에 제3채무자인 회사는 채무자, 즉 근로자에 대하여 그 급여를 전액 지급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었기에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을 보류한 것입니다. 그런데 회생채무자 겸 근로자는 회생법원에 대하여 변제계획이 인가되면 그간 받지 못한 급여를 일시에 제1회 변제금으로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변제계획안을 제출하였는데, 마침 변제계획인가일이 속한 달을 변제기간의 기산점으로 한 변제계획안을 제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1). 변제계획 인가결정이 있는 경우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그 효력을 잃게 되고 2). 인가결정이 난다면 제3채무자가 그간 지급하지 못했던 급여는 채무자에게 귀속되어 채무자가 변제계획안에 따른 변제금을 납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점을 주목하여, 채무자는 인가결정 후 적립금을 일시에 납입하겠다는 변제계획안을 제출하였고, 실제로 제3채무자가 이를 전액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제출하였으므로 채무자가 제출한 변제계획안이 수행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임금채권은 근로관계가 존속하는 이상 근로자가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으며, 마침 해당 사건에서 회사가 미지급임금이 있음을 확인한 상태인데도 임금채권이 압류되었다는 형식논리에 따라 회생절차개시를 부정할 수 없다는 논거입니다.

 

그런데 이 사안에서 채권자가 마냥 반대만 하는 것이 유리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근로자가 속칭 배째라라는 마인드로 변제개획안의 거부를 빌미로 회생절차를 포기하는 경우에는 파산절차로 이행될 여지가 있습니다. 채권자는 아예 돈을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파산보다는 회생이 그나마 채권자에게 유리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위 대법원 판결은 근로자인 채무자에게 유리한 판결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월급의 일부를 채권자에게 지속적으로 상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600(다른 절차의 중지 등) 개인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절차 또는 행위는 중지 또는 금지된다. 다만, 2호 내지 제4호의 절차 또는 행위는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에 의한 경우에 한한다.
1.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 또는 파산절차
2. 개인회생채권에 기하여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하여 한 강제집행ㆍ가압류 또는 가처분
3. 개인회생채권을 변제받거나 변제를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 다만, 소송행위를 제외한다.
4. 국세징수법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 국세징수의 예(국세 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의한 체납처분 또는 조세채무담보를 위하여 제공된 물건의 처분
개인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변제계획의 인가결정일 또는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의 확정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한 담보권의 설정 또는 담보권의 실행 등을 위한 경매는 중지 또는 금지된다.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지된 절차 또는 처분의 속행 또는 취소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처분의 취소의 경우에는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
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을 할 수 없거나 중지된 기간 중에 시효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판례>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에 기하여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하여 이미 계속 중인 강제집행ㆍ가압류ㆍ가처분 등은 중지되고, 새로이 강제집행ㆍ가압류ㆍ가처분을 하는 것은 금지된다(채무자회생법 제600조 제1항 제2). 여기서 이미 계속 중인 강제집행 등이 중지된다는 것은 진행 중이던 강제집행 등의 절차가 그 시점에서 동결되고 속행이 허용되지 않음을 뜻할 뿐 강제집행 등이 소급하여 무효가 되거나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변제계획 인가결정이 있는 때에는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모든 재산은 채무자에게 귀속되고(채무자회생법 제615조 제2), 채무자회생법 제600조에 의하여 중지된 파산절차 및 회생절차, 개인회생채권에 기한 강제집행ㆍ가압류ㆍ가처분은 변제계획 또는 변제계획 인가결정에서 다르게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효력을 잃는다(채무자회생법 제615조 제3항 본문).
(대법원 2023. 9. 19. 선고 2023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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