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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족의 건강보험료와 연말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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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은 충실근로의무(충근의무) 또는 경업금지의무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생소한 내용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는 당해 직장에 충성을 다하여 근무를 하여야 함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실은 다분히 상식적인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종신고용제가 무너지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실에서 직장인에게 충실근로의무만을 강조할 수는 없습니다. 직장인이 투잡을 뛰는 것은 어찌 보면 생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해 직장에서의 충근의무를 저해하지 않는 차원에서 투잡은 막을 수 없습니다. 실은 헌법상 직업의 자유차원에서도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근로소득이지만 투잡에서 받는 소득은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투잡도 근로소득이라면 각각 보수월액으로 산정을 하겠지만, 투잡에서 창출되는 소득은 비유형적이고 다원화된 소득이 발생합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69조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근로소득자가 투잡을 뛰는 경우에 정형적인 월급을 받는 경우는 보수월액보험료라 하고,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또는 사업소득 등의 비정형적인 소득의 경우에는 소득월액보험료로 구분하여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동일인이 투잡을 뛰는 경우에 건강보험료를 구분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직장가입자의 구체적인 소득원이 보수인지 또는 보수외소득인지에 따라 그에 맞는 합리적 산정방식을 마련함으로써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과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함께 도모하려는 데 있다.’고 그 취지를 설명하였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령이 직장가입자에 대한 보험료를 보수월액보험료와 소득월액보험료로 구분하여 별도로 산정·징수하도록 한 취지는, 보험료를 가입자의 경제적 능력인 소득에 비례하여 징수할 때에 직장가입자의 구체적인 소득원이 보수인지 또는 보수외소득인지에 따라 그에 맞는 합리적 산정방식을 마련함으로써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과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함께 도모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44479 판결).

 

문제는 직장인의 건강보험료 중 월급에서 공제되는 보수월액보험료는 통상 연말정산이라고 불리는 소득세법상의 사후정산의 대상이 되는 것에 반하여, 월급이 아닌 소득월액보험료는 연말정산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동일한 건강보험료인데, 납부자의 시각에서는 당연히 월급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연말정산이 결정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이 붙었습니다.

 

대법원은 형평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월급은 고정적으로 받고 정액이지만, 월급 외 소득은 비유형적이고 정산을 위하여 복잡한 행정절차가 필요하다는 점, 구체적으로 소득월액의 기준이 되는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등은 그 성격상 보수월액의 기준이 되는 근로소득에 비하여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변동 폭도 클 가능성이 많은 점, 사용자로부터 직접 통보받는 근로소득과 달리 위 보수외소득의 경우 피고로서는 국세청 등으로부터 공식적인 소득자료를 제공받기 전까지는 스스로 그 액수를 파악하기가 곤란한 점,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정관 조항은 소득월액보험료에 관하여는 소득이 실제 발생한 시점과 부과 시점 사이에 다소 시차가 발생하더라도 그 소득이 분명하게 파악된 후에 보험료를 부과하려는 취지로 보이고, 이는 피고의 정관 제45조 제3항이 이러한 시차를 전제로 하여 보험료 수시조정 제도를 두고 있는 데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는 점, 국민건강보험법령은 소득월액보험료와 부과대상 소득이 거의 같은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에 있어서도 그 소득에 관한 보험료부과점수를 산정함에 있어 별도의 사후 정산절차를 두고 있지 않은 점등을 들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69(보험료)공단은 건강보험사업에 드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제77조에 따른 보험료의 납부의무자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한다.

1항에 따른 보험료는 가입자의 자격을 취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가입자의 자격을 잃은 날의 전날이 속하는 달까지 징수한다. 다만, 가입자의 자격을 매월 1일에 취득한 경우에는 그 달부터 징수한다.

1항 및 제2항에 따라 보험료를 징수할 때 가입자의 자격이 변동된 경우에는 변동된 날이 속하는 달의 보험료는 변동되기 전의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한다. 다만, 가입자의 자격이 매월 1일에 변동된 경우에는 변동된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한다.

직장가입자의 월별 보험료액은 다음 각 호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한다. <

1. 보수월액보험료: 70조에 따라 산정한 보수월액에 제73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보험료율을 곱하여 얻은 금액

2. 소득월액보험료: 71조에 따라 산정한 소득월액에 제73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보험료율을 곱하여 얻은 금액

중략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가입자에 대한 월별 보험료액의 징수에 있어서, 그 부과 대상인 소득이 보수인지 또는 보수외소득(이자·배당·사업소득 등)인지에 따라 보수월액보험료와 소득월액보험료로 구분하여 징수하도록 하면서(69조 제1, 4), 그중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징수하는 보수월액보험료에 대하여는, 전년도 귀속 근로소득액 등을 기준으로 보수월액을 산정하여 보험료를 잠정 부과한 후 나중에 해당 연도 귀속 근로소득액이 확정되면 사후 정산을 거치도록 하는 등의 절차를 두고 있다(70조 제4,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내지 제36, 39).

중략

보험료 정산 제도의 취지와 이 사건 정관 조항에 따른 소득발생시점과 부과시점의 시간적 간격, 건강보험제도에 관하여 입법자가 가지는 입법형성권의 범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소득월액보험료 산정방법은 보수외소득의 특성과 행정적 여건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고, 경제적 능력에 따른 사회보험료 부담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44479 판결)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으면, 조세가 있고 사회보험료가 있다.’는 원칙을 고려해 보면, 투잡을 뛰는 경우에는 사회보험료도 고려의 대상임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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