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비붐세대의 퇴직 : 한국과의 도플갱어>

○다음은 요즘은 뜸한 이애란의 히트곡 ‘백세인생’ 중의 한 대목입니다. 희화화하기는 했지만 장수를 본능적으로 소망하는 인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죽음은 천하를 평정한 진시황, 징기스칸 등도 피하지 못했고, 이병철, 정주영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장수를 소망하는 것은 당연히 본능의 영역입니다.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이애란의 ‘백세인생’ 중에서-

 

○그러나 장수는 돈이 듭니다. 아예 경제학에서는 장수를 경제적 리스크로 분류합니다. 보험회사의 보험상품 중에서 생존보험은 생존 그 자체가 리스크라는 것을 전제로 보험상품을 개발합니다. 의식주는 본능의 영역이라는 것, 그리고 그 유지에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자원의 희소성’이라는 근원적 문제는 시대와 장소, 그리고 정치체제를 불문하고 발생한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음 <기사>는 중국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국가연금(한국의 공적연금에 해당)과 노인 돌봄 체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의 퇴진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문제와 완벽한 도플갱어입니다.

 

○인민대 부총장, 즉 교수라는 분이 정부를 향해 새로운 현실에 맞는 유연한 고용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한국의 저명한 교수의 정부를 향한 주문과도 도플갱어입니다. 교수라는 분들은 정치한 이론가로 이론을 토대로 연구성과라는 결과물을 내야 하는 사람인데, 동문서답하는 상황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안에 한정하여서는 그 누구도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는 결과물을 낼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국민연금의 개혁안에 대하여 보험료를 많이 내야 하는 청년층이 격렬하게 반발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장수를 위하여는 누군가로부터 돈을 걷어야 하는데, 결국은 청년층과 장년층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국민연금이라 불리는 연금의 실체는 ‘노령연금’이라 불리는 국민연금의 하나입니다. 이 연금은 ‘생존하는 동안’, 즉 국민연금의 가입자가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국민연금법 제61조 제1항). 이는 퇴직연금이 최대 5년까지만 받을 수 있는 돈이라는 것과 크게 구분이 됩니다(퇴직연금법 제17조 참조). 그럼 국민연금의 수급자가 장수를 하면 초래되는 상황은, 나아가 고령층의 증가라는 더욱 가혹한 조건이 현실화되어 초래되는 상황은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타인의 불행에 관여를 거부하는 중국 특유의 웨위콴(圍觀)문화를 지녔어도, ‘고령화’라는 자연발생적인 리스크이자 보험사고에 대하여는 공적연금은 강제적으로 발동되어야 합니다. 요즘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알빠노(알 필요도 없고, 알 바도 아니라는 의미)’문화도 마찬가지로 공적연금의 강제성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중국, 일본과 경쟁한다고 말을 합니다. 언론에서도 그렇게 서술합니다. 그러나 국가는 관념적인 단체에 불과합니다. 국가라는 테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현실은 국가와는 별개의 그것입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미국인 중에서는 홈리스가 있고, 거지도 있고, 굶어죽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각 개인의 불행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수라는 리스크는 해결이 너무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연령, 성별, 지역 등 이해관계의 첨예한 대립은 국가가 강제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사> 중국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올해 사상 최대인 2천800만명의 노동자가 퇴직하면서 국가 연금과 노인 돌봄 체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오늘(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역사상 신생아가 가장 많았던 1963년생들이 올해 정년퇴직하면서 고전하는 중국 경제에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중국의 정년은 지난 40여년간 남성 60세, 여성 55세(이상 화이트칼라), 여성 블루칼라는 50세로 정해져 있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중국은 그간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해왔지만 정해진 일정표는 없습니다. 중국 민정부 고문인 인민대 두펑 부총장은 SCMP에 "정년 연장은 분명한 글로벌 추세"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새로운 현실에 맞는 유연한 고용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교육 같은 수요가 많은 분야에서 경륜 있는 은퇴자들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민대 노인학연구소도 이끌고 있는 두 부총장은 많은 이들이 50세에 은퇴하는 가운데 올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3억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https://biz.sbs.co.kr/article/20000135931?division=NAVER <국민연금법> 제61조(노령연금 수급권자) ①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대하여는 60세(특수직종근로자는 55세)가 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노령연금을 지급한다. ②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로서 55세 이상인 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이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제1항에도 불구하고 60세가 되기 전이라도 본인이 청구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조기노령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7조(급여 종류 및 수급요건 등) ①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의 급여 종류는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하되, 수급요건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연금은 55세 이상으로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에게 지급할 것. 이 경우 연금의 지급기간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2. 일시금은 연금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일시금 수급을 원하는 가입자에게 지급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