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중 조기노령연금(일명 ‘손해연금’과 불경기>

A bird in the hand is worth two in the bush.

 

○고교시절에 배운 서양 속담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사람 사는 곳에서의 정서는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절절히 느꼈습니다. 현재 손에 쥔 새(가치)가 숲(미래)에 있는 새보다 가치가 높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서의 가치, 즉 효용이 상이하기에, 양자를 등치시키려면 미래의 가치를 높이거나 현재의 가치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에서는 현재가치를 할인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단리할인하는 방법을 호프만식이라 하고, 복리할인하는 방법을 라이프니쯔식이라 합니다. 할인의 의미는 미래가치의 기준으로 보면, 예금에 이자를 합산하는 것과 같이 현재가치를 일정이율로 원리합계금을 산정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자를 단리로 주는가(호프만식), 복리로 주는가(라이프니츠식)의 문제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원리합계의 역산이 중간할인방법입니다.

 

○호프만식과 라이프니츠식이 자주 등장하는 영역은 단연 배상금영역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중간할인이 마치 배상금영역에서만 활용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위 두 방식은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등치시키기 위하여 중간할인을 위한 수식입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의 영역에서도 활용이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기노령연금의 영역입니다. 늙으면 언젠가는 받게 된다는 소박한 시민이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정확하게 말하면 ‘노령연금’입니다. 현재 노령연금은 10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을 기준으로 연령에 따라 만60세를 기준으로 1년씩 늦어집니다(국민연금법 제61조 제1항).

 

○노령연금의 요건은 1).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일 것, 2). 55세 이상인 자일 것, 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일 것, 그리고 4). 본인이 희망할 것이라는 요건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3).의 요건을 주목해야 합니다. 원한다고 전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없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에만 비로소 인정이 된다는 것은 노후생활보장을 위함입니다. 그런데 미래에 받을 돈(미래가치)을 현재에 당겨서(현재가치) 받는 문제는 전형적인 중간할인의 문제입니다. 국민연금법은 단리할인이라는 호프만식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국민연금법 제63조 제2항).

 

○법을 모르거나 중간할인의 구체적인 산식을 모르는 소박한 시민의 눈으로도 미래에 받을 것을 미리 당겨서 받는다면 당연히 금전적으로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만기에 도래할 어음금을 중간할인하여 받는 것과 구조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기노령연금을 다음 <기사>의 내용처럼, ‘손해연금’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산적인 속성을 지녔기에, 손해를 기피함에도 울며 겨자를 먹는 심정으로 조기노령연금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 조기노령연금의 수급자가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태를 반영합니다.

 

○다음 <기사>에는 ‘올해(2023년) 6월 현재 조기노령연금(일명 손해연금) 신규 수급자는 벌써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 연말께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조기노령연금을 받는 국민이 1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라는 사실은 경기가 불황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합니다. 불황은 국민연금법상 노령연금수급자의 수치로도 확인이 됩니다. 무척이나 슬픕니다.

 

<기사> 그간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기 위해 연금공단이 홍보했던 방법을 따랐던 가입자들이 최근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일찍 연금을 수령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올해 6월 현재 조기노령연금(일명 손해연금) 신규 수급자는 벌써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 연말께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조기노령연금은 법정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1∼5년 앞당겨서 받는 제도다. 21일 국회 최혜영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연도별·월별 조기노령연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까지 6개월 만에 누적 신규 수급자는 6만3855명이었다. 이는 2022년 한 해 동안 집계된 누적 신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5만9314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누적 신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202633?sid=102 <국민연금법> 제61조(노령연금 수급권자) ①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대하여는 60세(특수직종근로자는 55세)가 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노령연금을 지급한다. ②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로서 55세 이상인 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제1항에도 불구하고 60세가 되기 전이라도 본인이 청구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조기노령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제63조(노령연금액) ① 제61조제1항에 따른 노령연금액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한 금액으로 한다. 1.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 기본연금액 2. 가입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 기본연금액의 1천분의 500에 해당하는 금액에 가입기간 10년을 초과하는 1년(1년 미만이면 매 1개월을 12분의 1년으로 계산한다)마다 기본연금액의 1천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더한 금액 ② 조기노령연금액은 가입기간에 따라 제1항에 따른 노령연금액 중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한 금액에 수급연령별로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비율(청구일이 연령도달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이후인 경우에는 1개월마다 1천분의 5를 더한다)을 곱한 금액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한 금액으로 한다. 1. 55세부터 지급받는 경우에는 1천분의 700 2. 56세부터 지급받는 경우에는 1천분의 760 3. 57세부터 지급받는 경우에는 1천분의 820 4. 58세부터 지급받는 경우에는 1천분의 880 5. 59세부터 지급받는 경우에는 1천분의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