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좋은 이유는 과거 7~80년대 인기프로그램을 얼마든지 디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버라이어티쇼라 불리는 주말 쇼를 보면, 가수들이 정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자 가수들은 양복에 타이, 여자 가수들은 정장 치마 일색입니다. 방송국의 슈퍼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서양 제국에서 가수들이 양복을 입는 경우는 그래미상 같은 시상식장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광고요청이 넘치고, 쇼나 드라마 제작에 온갖 광고협찬이 이어졌던 그 시절이 아닙니다. 유튜브, 포털, 종편, 유선방송 등 각종 광고매체가 차고 넘치기에 이제 방송국은 그 시절의 슈퍼갑이 아닙니다. 공영방송인 KBS가 적자를 걱정하고, MBC는 거액의 적자가 수년간 이어지고, 그리고 SBS는 쥐어짜서 겨우 적자를 면하는 그런 시절입니다. 방송국에 돈이 없으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역민방이나 지역방송은 컨텐츠 제작비용 확보가 어려워 프로그램의 질적 하락이 만성적입니다.
○얼마 전 광주MBC 사장의 임기를 마친 명 PD 출신 송일준 전 사장이 ‘홍어, 탁주 등 지역 특산물 프로그램 외에는 지역방송국 자체에서 제작할 여건 자체가 안 된다.’라고 한탄을 할 정도로 인적, 물적 설비, 그리고 제작비 모든 면에서 열악한 것이 지역방송입니다. 서울의 전국단위 지상파가 수지를 맞추지 못하는데 지역방송국이 알찬 프로그램으로 지역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방송국이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건비를 줄이고 비용을 후려 친 외주를 늘이는 것입니다. 100원의 제작비로 200원짜리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국내외 판권, 광고 등으로 돈을 챙겨서 수지를 맞추는 것이 상당수 방송국의 제작행태라는 것은 이미 국정감사 등에서 밝혀졌습니다. 맛집프로그램의 소개 등을 넘어 교양프로그램에서도 송출비 등으로 출연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모 방송국에서 출연을 미끼로 저에게 매월 50만원씩 10개월간 송출비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제작비가 부족한 열악한 방송제작의 현실이 바로 이것입니다.
○CJB청주방송의 고 이재학 PD는 자살 이후에 비로소 지역방송국의 열악한 현실이 전국단위의 뉴스에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었습니다. 열악한 현실이 개선되지도 않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증가하지도 않았으며, 외주화의 바람이 멈추지도 않았습니다. 방송국의 열악한 현실은 개선될 기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음 ‘미디어 오늘’의 기사를 보면, 언론계의 은어인 ‘야마(제목)를 섹시하게(자극적으로) 뽑은 기사’가 등장했습니다.
○그 제목은 ‘출산한 아나운서는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로 제목을 달아서 페미니즘 감성을 자극하고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기사였습니다. 글을 읽어보면, 방송국 내 비정규직 근로자인 프리랜서가 입는 고용불안의 내용입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프리랜서로 고용불안을 겪는다는 내용인데, 왜 여성 프리랜서만 고통을 받는다는 식으로 제목장사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기사는 여성기자인데, 역시나 여성기자였습니다. 참으로 유감입니다.
○이제 공중파 방송국에서도 기자나 인사, 경영, 기획 등 핵심 부서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부서를 외주화 하거나, 아나운서나 PD 등의 직종을 중심으로 비정규직화 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미 국민상식 수준이긴 하지만,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처럼 연예인화 된 한국식 아나운서 시스템과 유사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방송국의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급증과 고용불안은 어찌 보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TV(대표 조성부)에서 오랜 기간 일한 여성 아나운서들이 출산 이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연합뉴스TV는 개국 초반 입사해 8~10년 동안 일한 여성 아나운서 총 3명에 대해 출산 이후 재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나운서 A씨와 B씨는 연합뉴스TV가 개국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일했다. 두 사람은 각각 2018년에 출산을 위해 일을 중단했고, 이후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 같은 고용구조가 출산 후 여성 아나운서들이 갈 곳을 없애고 있다. 남성 아나운서도 예외는 아니다. 연합뉴스TV는 개편 단위로 재계약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잘 다니던 남성 아나운서도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개편 명단에 없으면 전화 한 통에 해고되기도 한다.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317
방송사 비정규직 남용 문제는 취재기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군에서 확인됐다. 촬영기자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특히 ‘방송국의 심장’에 비유되는 주조정실의 필수 인력까지 프리랜서와 인력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이 남용되고 있었다.KBS 영상 그래픽 디자이너로 14년 일했던 프리랜서 ㄱ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KBS의 직원처럼 일했다’는 법적 판단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이 공개한 ㄱ씨 부당해고 사건 기록을 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KBS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며 그의 부당해고를 인정했다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지난해 4월 재난주관방송사 KBS는 수천명의 이재민을 냈던 초대형 재난인 강원 산불에 대해 늑장 방송, 거짓 방송을 해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넘어 충격을 줬다. 특히 당시 재난이 발생하고 시민들이 대피하던 시각 KBS는 태연히 김제동 시사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고 뒤늦게 들어간 특보 역시 대피정보나 장애인과 외국인에 대한 배려도 없어 재난방송에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는 재난주관방송사 KBS 뿐만 아니라 제2의 재난주관방송사 설립도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KBS의 재난주관방송사 역할에 의문을 표시했다. 출처: https://www.kbsunion.or.kr/1765 [KBS 노동조합] <민법> 제655조(고용의 의의) 고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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