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심정형벌>

○가수에게는 히트곡과 흥행에 대한 뉴스가 제일 좋습니다. 슬프게도 뉴진스라는 인기 걸그룹이 좋지 않은 일로 연일 뉴스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뉴스는 누구나 상식차원에서라도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다음 <기사>에는 뉴진스 멤버 중의 하나인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는 이유로 어느 네티즌이 고용노동청에 고발한 것과 고용노동청이 하니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는 이유로 행정종결한 사안이 담겨 있습니다. 법률에 문외한인 시민도 걸그룹 멤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님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 자체는 누구나 아는 정답입니다. 그러나 공허합니다. 네티즌의 고발의 의도는 자신이 좋아하는 뉴진스 멤버 하니가 괴롭힘을 당한 사연을 널리 알리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하이브 또는 어도어라는 소속사의 횡포를 가려달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고용노동청은 이러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선결적으로 근로자임이 확인되어야 그 이후의 단계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이냐 아니냐의 판정은 실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그것이 공권력이 뒷받침 된 것이 아닐 따름입니다. <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할 대상은 ‘뉴진스 하니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라는 대목입니다.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제정하려는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 판정기준에서 주목되는 것이 ‘지속성과 반복성’입니다. 단 1회만의 행동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한다면 무한정으로 그 범위가 확장됩니다. 가령, 부부싸움이나 친구들 간의 다툼은 1회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모두 직장 내 괴롭힘 여부로 판단한다면 기업 내 생산성은 망가지고 협업 자체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업무와 관련한 지시는 상당 부분 감정이 섞이기 마련입니다. 이를 모두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로 판단한다면 아예 업무지시 자체가 실종될 수도 있습니다. 걸그룹 활동의 대부분은 안무와 발성, 그리고 노래입니다. 외부에서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트레이너의 언동은 감정이 섞이기 마련입니다.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도, ‘코요테 어글리’에서도 트레이닝 단계에서는 감정이 섞여 있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판단이 쉽지 않은 구조적 상황입니다.

 

○다음 <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적받은 것이 ‘무시해’라는 말입니다. 급우들 간에도 절친이 있고 데면데면한 사이도 있으며, 심지어 적대적인 사이도 있습니다. 직장이라고 다를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누구라도 ‘무시해’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쁜 것은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감정이 상합니다. 누구나 잘난 맛에 사는데, 성공한 걸그룹 멤버가, 게다가 나이도 어린, ‘무시해’라는 말을 들으면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본질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법률에 규정한 것은 ‘감정’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변석개하는 감정을 법률로 규율한다는 발상이 전형적인 법률만능주의의 발상입니다. 그 이전에 직장 내 괴롭힘이 심정형벌로 전이될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근로자는 상사는 물론 동료에게 인사할 의무는 물론 받아 줄 의무도 없습니다. 인사를 ‘반갑게’ 받아줄 의무 자체가 없는데, 이를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정한다면, 감정이 상하기에 국가의 제재를 받는다는 것, 결국 심정형벌로 전이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혹자는 심정형벌은 형법상의 형벌만으로 좁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제재로써 형벌과 행정질서벌은 입법정책상의 차이에 불과하며 본질적으로는 완전하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근로계약서 미교부를 근로기준법에서는 형벌, 그리고 기간제법에서는 과태료로 각각 부과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의 인사까지 상냥하게 웃으며 받아줘야 한다면, 인사받는 사람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직장 내에서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절해야 한다는 노동법의 원칙도 부존재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법률상의 제재이기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개인의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판단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은 심정형벌로 변신하게 됩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에 직장 내 괴롭힘의 객관적 판단기준을 제정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이렇게 직장 내 괴롭힘이 남용되거나 악용될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기사> 걸그룹 뉴진스 멤버가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놨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들이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뉴진스 하니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한 뉴진스 팬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056551?sid=102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헌법재판소 판례 중 변정수 재판관의 소수의견> 국가보안법은 대부분 미수범은 물론 예비, 음모범까지 처벌하고 있으므로 개정전 국가보안법(1980.12.31. 법률 제3318호) 제9조 제2항이 규정한 편의제공의 상대방인 “이 법의 죄를 범하려는 자”는 결국 예비, 음모행위에도 이르지 않는 행위를 한 자 즉 단순히 범죄실행의 의사만 지녔을 뿐 아직 그 의사가 외부로 표출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에서 편의제공 상대방에 “이 법의 죄를 범하려는 자”까지 포함시킨 것은 예비, 음모 이전 단계까지 처벌하겠다는 것으로서 이는 의사형법(意思刑法) 내지 심정형법(心情刑法)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누구든지 생각(사색)만으로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근대형법의 대원칙에 반한다. (헌법재판소 1992. 4. 14. 선고 90헌바2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