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사노무관리

<불닭볶음면의 신화, 그리고 고용>

728x90
반응형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1960년대 중반에 발표되어 1970년대까지 뜨거운 인기를 누린 이미자의 대표곡입니다. 이 노래를 통하여 낙도(落島)’라 불리는 섬마을에도 학교가 건재하고 선생님도 근무했음을 간접적이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 시절에는 학교 자체가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교육과 시험이라는 기본적인 교육시스템은 동일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시절에도 시험이 필요했기에, 철필과 파라핀원지로 만든 조악한 인쇄물로 만든 시험지로 시험을 치렀고, 주산으로 성적을 매기고 수작업으로 성적을 산출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 그 시절과 비교 자체가 민망하게 발전한 지금은 인터넷으로 미국의 상품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섬마을학교는 물론 서울 한복판의 학교가 문을 닫는 일련의 비극이 2024년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시절은 학교생활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상 자체가 힘겨운 나날이었습니다. 하루 세끼를 먹기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나 어렵게 살았기에, 삼양라면의 창업주는 굶는 어린 학생들에게 한끼니를 배불리 해결한다는 일념으로 삼양라면을 만들었습니다. 범정부차원에서 밀어준 덕에 삼양라면은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러나 시련이 몰아쳤습니다. 공업용우지 파동, IMF사태로 삼양라면은 아예 문을 닫을 상황에 몰렸다가 다이나믹한 반전을 써내려갔습니다. 그 반전의 열쇠는 불닭볶음면이었습니다. 혜성같이 나타난 불닭볶음면의 광풍에 힘입어 수십 년간 저 멀리에서 고공비행을 하던 숙명의 라이벌 농심라면을 마침내 따라잡았습니다.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k-푸드의 대명사로 등극했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다음 <기사1>에서 삼양라면과 원주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는 ‘2016년 삼양라운드스퀘어 원주캠퍼스 전체에는 700여 명이 일했다. 이 인원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8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 인원은 올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라는 감격이 묻어나는 해설이 달려있습니다. 그리고는 올해 2월 원주시와 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어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 인력 30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라는 설명이 부가되어 있습니다. 생산증가는 산업의 특성과 기술의 상태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하지만, 고용의 증가가 보통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이 있습니다. 증가된 고용인력이 신규채용인가, 아니면 협력업체 또는 정년퇴직자로부터의 상시채용, 즉 경력직채용인가, 라는 의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이유는 <기사2>최근 3년간 20대 이하 직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의 비중은 계속 늘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한 데 더해, 기업 채용 방식이 대규모 신입 공채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 위주로 바뀐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라는 대목 때문입니다. 삼양라면의 채용증가는 생산직의 채용증가를 의미하기에, 그 성격상 생산량의 증가에 따른 즉시채용이자 수시채용, 즉 공채가 아닌 경우입니다. 비록 생산직이라도 대기업의 채용은, 대졸자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지만, 아무래도 대규모 신입공채와는 달리 대졸자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생산직에 대졸자를 채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잉학력의 문제를 낳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근본적인 의문이 발생합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왜 기업은 20대 공채를 회피하고 경력직을 바탕으로 수시채용으로 눈을 돌렸는가, 하는 점입니다. 생산직과 마찬가지로 사무직도 즉시 현장투입이 가능한 수시채용에 눈을 돌린 것은 신입사원교육의 비용과 시간이라는 문제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채용한 신입사원의 조직 내에서의 화학적 결합의 부족과 잦은 이직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언론의 행간에서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20대의 행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대는 586을 가상의 적으로 규정합니다. 시위의 주동세력,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으로 단정합니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도 못하면서 훈계나 일삼는 꼰대로 규정하고, 퇴출되어야 할 암적인 존재로 묘사합니다. 20대가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586공공의 적이 되었고 성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20대의 비판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586으로 상징이 되는 기성세대의 불공정한 인사, 불합리한 관행, 고압적인 근무태도 등이 그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그러나 20대의 비판이 간과한 전제가 있습니다. 586이 대학에 다녔던 시절에는 4년제 대졸자가 전체 고교졸업생의 20%가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워라밸은 개나 줘라의 시대로서 월화수목금금금이 일상이었다는 사실은 철저히 외면합니다. 엑셀이 없던 시절이라 주산으로 일일이 수작업이 필수적인 시절인지라, 그 시절은 과로가 만연한 시대였습니다. 그 와중에 회식이 필수인 시대였습니다.

 

시대가 다르더라도 나름의 시대의 고뇌가 있기 마련임에도, 혐오와 조롱, 그리고 배척의 대상으로 기업선배이자 기존근무자를 간주한다면, 당연히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동료이자 선배에 대한 모욕과 저주가 기본인 신입사원을 반기는 기업은 없습니다. 당연히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에 대한 인성을 검증하기 마련입니다. 20대가 전반적으로 기성세대를 혐오하면 당연히 기성세대들은 그 20대가 속한 세대 전체를 기피하기 마련입니다. 세대 간에 장군과 멍군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기업은 20대의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 공정한 보상, 불합리한 관행 제거 등의 노력을 하는 한편, 20대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당연한 순리입니다.

 

20대 중에서 책임의식이 투철하고 기성조직과의 소통이 가능한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이 기업에 보편화되었습니다. 그 검증장치로 기업이 선호하는 것이 레퍼런스 체크라 불리는 평판조회입니다. 스펙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정량화하기 힘든 업무 역량과 인성을 검증하기 위해 평판조회를 도입하는 기업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래 평판조회는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때 쓰이던 방법이지만, 20대 신입사원에게도 확대한 것입니다. 20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던 비판은 오프라인에서는 뒷담화로 변신하기 마련입니다. 업무보다 뒷담화에 능한 인력은 기업에서는 당연히 기피의 대상입니다. 기업은 스펙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인성과 조직 적응력을 검증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20대가 관행적으로 쓰는 말 중에 아무개를 거른다.’는 것이 있습니다. 거른다는 사람 본인부터 걸러지는 것임을 잘 모르는 듯합니다. 취업이란 스스로 타인을 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을 거르는 주체에 편입하려는 과정입니다. 586비판에 함몰된 20대가 자신들을 돌아볼 시간입니다.

<기사1>
불닭볶음면은 20124월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16년 브랜드 매출 180억원에서 20171300억원, 2018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삼양라운드스퀘어 원주캠퍼스 전체에는 700여 명이 일했다. 이 인원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8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 인원은 올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16년에는 원주공장 내 라면 생산라인을 6~7개 정도만 가동했는데, 현재는 주간에만 12개 라인을 운영한다올해 2월 원주시와 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어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 인력 30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주공장 덕분에 라면은 강원도가 자랑하는 효자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강원도 농식품 수출 누적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5300만달러)보다 27% 증가한 32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라면은 소스류(불고기·떡볶이), 주류(소주·곡물 발효주)와 함께 가공식품 부문 수출을 이끌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013728?sid=101


<기사2>
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인 주요 대기업이 고령화되고 있다. 최근 3년간 20대 이하 직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의 비중은 계속 늘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한 데 더해, 기업 채용 방식이 대규모 신입 공채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 위주로 바뀐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회사 123개사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해당 기업군의 전체 임직원 1417401명 중 20대 이하 직원은 306731명으로 2021년에 비해 15844명 줄었다. 전체 임직원 수는 38000명 늘었는데 20대 이하 직원만 급감한 것이다. 이에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도 21.6%2021(23.4%) 대비 1.8%포인트 줄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53682?sid=10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