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마트전쟁’이 있었습니다. 까르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의 강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전쟁은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마트는 이런 일련의 강자를 제압했습니다. 까르푸는 프랑스로, 홈플러스는 영국으로 철수했습니다. 이마트는 천하통일의 위세를 중국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쓰라린 실패를 겪었고, 수장은 ‘멸공’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마트가 아닌 새로운 인터넷 시장의 강자가 강호에 등장했습니다. 이름하여 쿠팡!
○출범 이후 얼마까지는 맹렬한 위세를 보였지만, 쿠팡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제일교포 손정의의 거액의 수혈로 겨우 버티는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조단위의 적자를 내다가 미국 증시로 진출하면서 기사회생하여 다시 재정적 토대를 갖춘 후에 다시 국내에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시장은 온라인 시장으로 중심이 이동하였고, 전통적인 오프라인의 강자인 이마트가, 그 지배회사인 신세계도, 휘청이기 시작했습니다. 반세기 이상 유통전문그룹의 금자탑을 쌓았던 롯데도 휘청일 정도로 온라인 시장이 오히려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제 노인들도 인터넷쇼핑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마트전쟁으로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던 이마트가 쭈그러들은 것은 쿠팡의 ‘새벽배송 정책’이 주효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다음 <기사1>은 이마트를 지배하는 신세계그룹의 실적이 출렁거렸다는 점, 그리고 총수로서 여걸로 유명한 이명희 회장이 직접 그룹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등 ‘인사 쇼크’를 단행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충격적인 경영실적은 당연히 인사쇼크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반면에, 인터넷유통을 장악한 쿠팡은 그 대가를 호되게 치르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쿠팡의 대표를 불러서 호통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2>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는 반드시 ‘노동’이라는 매개함수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플랫폼노동이라는 신종형태의 노동이 전 세계 유통시장의 주요 매개체가 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시장의 주문은 밤낮을 가리지 않습니다. 1년 365일 쉬지 않고 눌러지는 것이 인터넷쇼핑의 클릭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기존의 무역도 밤과 낮을 가리지 않습니다. 인천항에 적재된 컨테이너도 1년 365일 움직입니다. 한국은 이렇게 국내외를 불문하고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렇게 시장이 돌아가야 국민이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연장근로 또는 야간근로는 실은 한국경제의 견인차입니다.
○손학규 전 의원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정치모토는 무수히 많은 후배 정치인들이 호응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형적인 정치구호입니다. 한국이 여기까지 온 것은 성실함과 부지런함으로 무장한 노동력 때문입니다. 거창하게 인적 자원으로도 부르지만, 결국은 인력을 밤낮으로 갈아서 돌린 결과입니다. 인력의 활용은 근로기준법이라 불리는 강을 넘어야 합니다. 박근혜 탄핵의 강은 건널 수는 있지만, 근로기준법의 강은 손쉽게 건널 수가 없습니다.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라는 강을 건너야 합니다. 그리고 야간근로와 연장근로는 가산수당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정치구호 ‘저녁이 있는 삶’이란 모든 한국의 근로자에게 당연히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경제현실에도 근로기준법은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 근로자를 보호합니다. 실은 그래야 궁극적으로는 한국경제가 버틸 수 있습니다.
<기사1>
원조 유통 공룡이었던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회사인 신세계건설도 대규모 손실을 일으키며 신세계그룹 실적이 출렁이고 있는 상황. 설상가상 유통 공룡 자리마저 쿠팡에게 내어줄 위기에 처하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직접 신상필벌에 나섰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등 ‘인사 쇼크’를 시작으로 새 혁신 시작을 알렸다. 이 회장의 혁신과 변화가 주목되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8/0000984153?sid=101
<기사2>
"저희 쿠팡 새벽 노동에 종사하는 배송직들의 근로 여건이 그렇게 열악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홍용준 대표는 최근 경기 군포시 빌라에서 배송 업무 중 숨진 쿠팡 하청업체 배달 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26일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쿠팡 CLS의 근로 조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290719?sid=102
<근로기준법>
제50조(근로시간) 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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