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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근로시간관리

<근로제공의 본질, 그리고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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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후 삼성은 재도약을 했습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멘트 중에서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만든 전자제품이 기본 기능 자체도 부실한 불량품이 다수 발견되자, 격노한 이건희 회장이 불량품의 화형식을 요구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인지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에도 기본에 충실한 삼성이라는 카피가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이 멘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각종 패러디와 유머의 소재로까지 등장했습니다.

 

경구나 격언이 그렇듯이 기본에 충실하자는 멘트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발언을 한 사람의 실천입니다. 최강야구 김성근 감독도 평생 야구지도자를 하면서 수비의 기본을 갖추지 않은 선수는 아예 기용을 하지 않습니다. 그의 전매특허인 지옥펑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수비동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야구철학에서 비롯된 것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이건희와 김성근 모두 시대를 풍미한 사람들인데, 둘의 생각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그리고 둘은 모두 실천까지 한 분들입니다. 아무튼 근로계약에서도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은 실은 근로계약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는 채무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수령할 필요가 없습니다. 근로계약은 유상, 그리고 쌍무계약입니다. 임금이라는 돈을 줘야 하는 근로계약의 이행이 근로계약의 본질에 미흡한 경우라면 노무수령의 채권자인 사용자는 당연히 그 수령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 근로계약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제공도 당연히 채무의 내용, 즉 근로계약의 본질에 부합해야 합니다.

 

근로 자체가 천태만상이기에, 근로계약의 내용도 당연히 천태만상입니다. 그런데 영업사원의 근로는 사업장 밖에서 행해지기에 사용자는 감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은 아예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는 근로시간계산의 특례조항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영업사원 등 외부활동으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러나 근로내용, 즉 채무의 이행이 정상적인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만약에 영업사원이 영업은 안 하고 딴짓을 한다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임금지급의무가 없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감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코로나29사태 당시에 미국의 기업들은 재택근무 근로자의 감시시스템을 개발하고 감시까지 했습니다.

 

다음 <기사> 속의 영업사원은 대학교에서 학업활동을 한 것을 두고 포괄적 영업활동이라 우기다가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영업의 기본은 지옥에서라도 영업은 한다.’라는 각오입니다. 대학교에서영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영업사원에게는 어쩌면 세상 전부가 사업장입니다. 그러나 대학교에서영업활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자체가 거짓입니다. 법리적으로는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임금지급도 거부할 수 있지만, 그 시간 전부를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도 대학교에서 영업활동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보험회사는 영업사원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이트보드 미팅을 도입했습니다. 영업사원의 영업활동을 화이트보드에 기재하여 검증을 하자는 취지에서 고안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은 근로자를 보호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이 장기간 하루 평균 5시간 40분가량 영업 활동 대신 대학교 건물에 머무른 사실이 밝혀져 해고됐다. 하지만 이 직원은 "포괄적인 영업활동"이라며 부당해고 소송을 냈다가 2심서도 패소했다. 최근 현대차 역시 영업사원들의 근태 관리를 두고 소송을 진행하는 등 외근직 근로자들을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외근이 많은 영업직 근로자가 업무 특성을 악용할 경우 근태 관리가 쉽지 않으므로 이를 관리할 체계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7066437i?kakao_from=mainnews


<민법>
390(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근로기준법>
2(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중략
4.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을 말한다.


58(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충실해야 합니다. 보호는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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