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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환타의 추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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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은 전두환 신군부‘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에도 계절의 변화는 있었고 봄소풍과 봄운동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광주는 피와 눈물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광주 이외의 지역에서 살았던 새싹들은 세상에 처음 나온 새로운 상품을 들고 즐겁게 봄소품을 갔으며, 봄운동회에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새싹들은 캔콜라, 캔사이다, 그리고 캔환타를 맛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1980년은 캔음료와 캔맥주가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한 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fDmF-YZOow

 

그 이전까지 국민학교에 다니던 새싹들은 병에 담긴 청량음료를 마셔야 했습니다. 행여 깨질까봐 소풍가방에 얌전히 넣고 김밥과 함께 병에 담긴 미지근한 청량음료를 마시면서 소풍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병음료는 무겁고 깨지기 십상이었으며, 병따개가 있어야 딸 수 있다는 불편함이 넘쳤습니다. 그래서 캔음료의 등장은 혁명적인 변화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캔음료나 페트병음료가 그 해 이전까지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는 콜라 이외에 써니텐이나 오란씨’, 그리고 환타와 같은 과일맛청량음료가 대세인 시절이었습니다. 이온음료, 과일음료, 그리고 보리차나 생수같은 음료가 대세인 요즘과는 달랐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변함없이 인기를 누리는 코카콜라의 위엄이 돋보이기는 합니다. 아무튼 그 시절 소풍과 운동회 때는 청량음료가 인기를 누렸기에, 해태타이거스 선수들의 헬맷에는 써니텐이라는 광고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당연히 인기를 반영한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eCJZsqUCZYk

 

청량음료라고, 특히 과일맛음료라고 똑같은 인기를 누린 것은 아닙니다. ‘써니텐오란씨가 양대산맥으로 인기를 누렸고, 코카콜라의 자매상품인 환타는 뭔가 코카콜라의 서자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과일맛음료시장의 경쟁에서도 밀렸습니다. 그래서 코카콜라를 수입하는 한국회사(당시 두산그룹 계열사인 범양식품)의 입장에서는 환타가 못내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그래도 코카콜라의 쏘는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환타의 달달한 맛을 즐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1H0nolehYI

 

이에 반하여 해태음료에서는 써니텐이나 과일음료인 봉봉의 활약에 비하여 존재감이 미미한 해태사이다가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을 것이지만, 해태음료에서는 우리 사이 아는 사이 해태사이다라는 유치한 라임을 사용했던 cm송을 내세웠던 해태사이다를 꾸준히 광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고객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해태사이다를 슈퍼에서 잘 찾지 않았기에, ‘해태사이다는 광고에서만 볼 수 있는 음료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 시절의 사이다시장은 이덕화가 가슴털을 자랑하는 광고인 킨사이다와 지금도 알 수 없는 슈리슈바라는 주문(?)을 소리쳤던 칠성사이다로 양분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일맛음료시장에서 언더독의 지위에 있었던 동아식품의 오란씨가 돌풍을 일으킨 것은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그것은 한국 cm송의 레젠드급인 윤형주의 오란씨 cm송의 괴력, 그리고 이옥미를 비롯한 광고모델의 미모가 불을 뿜어서 해태와 롯데라는 거대한 벽을 뚫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시 고객들은 과일맛음료시장에서만큼은 써니텐을 내세운 해태음료와 오란씨를 내세운 동아음료 간의 라이벌전에 참가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음료시장의 강자였던 코카콜라는 유탄을 맞았습니다. ‘환타가 쭈글이가 되는 아픔을 겪은 것입니다. 환타가 안 팔리는 음료는 아니었지만, 코카콜라의 명성을 고려하면 쭈글이가 맞았습니다. 코카콜라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라는 점과 대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TjW0DmuGLc

 

그러나 저의 경우에는 탄산의 강렬함보다는 환타의 달달함이 좋았고, 사람들이 써니텐 아니면 오란씨를 찾는 것에 대한 나름의 반발감 때문이었는지, 묘하게도 환타를 즐겼습니다. 언더독인 환타를 응원한다는 괴상한 배려(?)도 한몫 했습니다. 그러나 철이 들 무렵부터 청량음료 자체를 마시지 않았고, 이제는 보리차 아니면 생수만을 고집하는 아재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편의점에서 음료를 고르다 보면 씩씩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환타가 묘한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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