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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공채의 종말, 그리고 취업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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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에 배운 영어단어 중에서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할부구매계획을 뜻하는 ‘installment plan’입니다. installment는 할부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할부구매 계획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빚으로 뭔가를 사려는 계획을 말합니다. 그리고 ‘installment plan’을 배우면서 동시에 다분히 미국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debt society’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실제로도 미국은 거대한 부채국가입니다. 달러발권은 FRB가 하는데, 미국 연방정부에 이자를 받고 대출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기축통화라는 것도 미국 연방정부가 해외에 대한 지급보증, 즉 부채를 지는 것입니다. 미국 대학생들 대다수가 학자금대출로 졸업을 하고, 모기지론으로 집을 구매하고,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합니다.

 

미국이 잘사는 나라라고 하여 모든 대졸자가 고액연봉의 직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안정적인 사무직을 원하는 대졸자 중에서 실제로 고액연봉을 직장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결국 저연봉의 직장이나 일용직, 그리고 계약직을 전전하게 됩니다. 고용이 호황이라는 미국이 이럴진대 나머지 국가는 사정의 정확한 확인이 필요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대학진학률이 하락한다는 뉴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뉴스는 부채에 신음하는 대졸자들, 그리고 그들의 취업의 현황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의외로 대학진학 포기자들이 건설일용직 등 블루칼라직종에 몰리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합니다. 비싼 등록금을 위하여 거액의 빚을 지느니 차라리 고액임금의 일용직이나 기술직을 선호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미국의 고용동향의 변화는 돈 문제로 귀결됩니다.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유럽이라고 다를 리가 만무합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공채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삼성을 제외한 대기업들이 공채를 외면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대졸자들이 경력을 어디에서 쌓는가를 반문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기사를 쓰는 기자를 두고, 적어도 1980년대까지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지금은 계약직 기자도 흔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턴기자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기사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고용형태의 변화는 언론사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기업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공채를 통한 신입사원들의 교육비용을 아끼려는 의도이고, 나아가 부적응자의 채용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는 의도입니다. 이제 기업에 문을 두드리는 대졸자들은 더욱 줄어든 문호에 당황하는 순간입니다. 과거에는 명문대 출신이면 어렵지 않게 공채방식으로 대기업에 취업을 했습니다. 지방대는 그 기회가 적어서 학벌카르텔이라는 비판이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명문대이든 지방대이든 취업 자체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수시채용은 기업에 불을 붙였고 보편화가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미국처럼 학력파괴의 바람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말하는 학력과잉이 한국에서도 벌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대학교수들은 대학을 아직도 지성의 요람’, 그리고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밥벌이와 무관한 대학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공채의 종말이란 사무직이나 관리직의 축소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활성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경력을 얻는 것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기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 중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 중인 곳은 삼성뿐이다. 대부분은 수시채용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대기업 채용에서 공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39.9%에서 202335.8%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채용은 45.6%에서 48.3%, 상시채용은 14.6%에서 15.9%로 꾸준히 늘었다.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9%가 지난해 하반기 정기공채와 수시 특채를 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공채만 시행한 곳은 단 1%에 불과했고, 수시채용만 한 곳은 20%에 달했다.


일부 대기업은 취업준비생들이 예측할 수 있도록 집중 기간을 운영한다. LG그룹의 매년 3·5·7·9월을 집중 채용 기간으로 정해 LG 계열사의 일반직, 연구직, 채용 전환형 인턴 등 직무별로 대졸 신입·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26110?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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