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의도 사무실의 빌딩경비원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민은행(KB)에 입사하여 초고속승진을 하였고, 은행영업의 꽃이라 불리는 지점장을 30대 후반에 지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지점장 자리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았기에 오래가지 못하고 퇴직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빌딩경비원으로 근무합니다. 이 분 외에 전직 대기업 임원, 전직 은행 지점장, 전직 영관급 장교 등이 제2의 인생을 일용근로자, 택배근로자, 빌딩경비원, 환경미화원 등 전직보다 열악한 직장에서 근무를 합니다.
○다음 유튜브 영상은 은퇴한 대기업 임원의 사례입니다. 전체 근로자들 중에서 대기업에 취업하는 숫자는 일부이고, 그중에서도 임원까지 승진한 경우는 일단 성공한 근로자라 봐야 합니다. 그 성공한 근로자인 임원 출신 퇴직자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면 그보다 못한 자리에서 퇴직한 경우는 긴말이 필요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질문이 생깁니다. 은퇴자는 새로운 출발자 내지 초심자가 아닌가 하는 질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은퇴한다고 하여 막바로 인생의 포기나 죽음은 아니며 새로운 인생, 즉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그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krR8km0n50&t=175s
○100세 시대란 실은 생존의 기간이 100세라는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히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시간까지 취업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는 각국에 공통된 사회현상으로 정년연장 및 연금수급시기의 연장 등의 정책도 역시 공통된 현실입니다. 또한 취업인구의 증가를 꾀하면서 연금보험료 납부자의 확충을 꾀하는 것도 공통적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장유유서라는 유교적 전통, 더 적나라하게 말을 하자면 나이에 따른 ‘꼰대’ 의식이 사회에 널리 퍼졌기에, 퇴직자의 새출발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대기업 임원 등 잘 나갔던 퇴직자들이 특히나 오해하기 쉬운 것이 자신들의 전 직장에서의 지위를 자신들의 능력으로 보는 것입니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성공했다고 자영업 등 새출발 선상에서도 동일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은 그러한 보장도 없습니다. 프로야구에서 성공했다고 식당을 창업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한 선수가 성공한 지도자를 당연히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각국의 프로스포츠 현실에서 통계로 증명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득 최강몬스터스의 김성근 감독의 야구철학이 떠오릅니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지도자 생활을 무려 50년 넘게 했습니다. 50년을 야구지도자 생활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과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실은 그는 야구지도자로서는 레젠드급입니다. 그의 야구철학은 실은 은퇴자에게도 해당됩니다. 야구판은 인생의 축소판이기 때문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은퇴자)를 대할 때 과거에 스타플레이어였다던가 고참이었다던가 하는 사유(은퇴자의 전직)를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야구장에서는(새 직업)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라 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선상은 아마도 그의 바닥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바닥에서 출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의 철학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말이 전부 맞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 출발을 하는 퇴직자는 초심자라는 자세로 바닥에서 다시 임해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어록은 새겨들을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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