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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러다이트 운동, 그리고 명지대 바둑학과의 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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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1811~ 1817년에 일어난 기계 파괴 운동이다. 당시 나타나기 시작한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줄인다는 생각이 배경이 되었다. -나무위키-

 

바둑에서 쓰이는 포석은 흑과 백이 겨루는 전투에서 대형을 갖추는 작업을 말합니다. 적의 집에 공격을 하는 것을 침투라 하며, 승부가 불확실한 경우에 불리한 쪽에서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그래서인지 삼국지연의의 주인공들은 모두 바둑을 즐겼습니다. 관우의 바둑사랑은 천년도 넘은 시간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도 회자됩니다. 그래서인지 바둑은 전쟁터, 그리고 인생으로 비유되었습니다. 바둑은 오랜 기간 두뇌 스포츠의 대명사로 군림했습니다. 조치훈 9단이 일본에서 본인방타이틀을 쟁취했을 때는 무려 저녁 종합뉴스의 헤드라인, 그리고 신문의 1면에 대서특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사>에서는 명지대 바둑학과의 폐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바둑의 인기가 급락한 까닭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거 대부분의 일간지는 물론 공중파방송국에서도 주최한 바둑대회가 급감한 것을 실증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둑학과의 폐과는 인기의 급감과 동전의 양면입니다. 그리고 프로기사의 급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일련의 원인은 모두 동일합니다. 결국 인기의 급감의 원인을 분석하면 됩니다. 바둑은 기본적으로 놀이입니다. 그런데 바둑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습니다. 일정 기간 반복적인 습득시간이 필요합니다. 전형적인 아날로그 게임입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바둑의 대체물이 넘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포커, 인터넷고스톱을 비롯하여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이 넘칩니다. 즉각적인 대결이 가능한 것에 비하여 바둑은 장고(長考)라는 것이 존재할 정도로 시간을 잡아먹는 게임입니다. 시간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은 바로 바둑에서 연유한 말입니다. 디지털시대, 그리고 스피드시대에 바둑은 뭔가 맞지 않는 옷과 같습니다. 그리고 알파고에 이세돌이 패한 것도 바둑의 신비감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바둑계에서 주장하던 깊이, 두터움, 세력, 실리 등의 용어도 모두 공허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바둑의 강자 이세돌은 이제 AI를 배운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검토할 대목이 있습니다. 바둑 관련 직업종사자의 진로가 바로 그것입니다. 힌트는 바로 러다이트운동에 있습니다. 러다이트운동은 방직기계의 등장과 더불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방직기계를 파괴한 운동입니다. 그런데 러다이트운동을 행한 근로자들이 대량으로 굶어죽었다는 소식은 기록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전직을 한 까닭입니다. 헐리우드에서 특수촬영을 위한 미니어처 제작업자들은 CG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모두 실직을 했습니다. 그러나 식품을 위한 미니어처의 제작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갔습니다. 1980년대까지 시내 곳곳에서 영업하던 주산학원이나 차트글씨학원은 이제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해당업무 종사자가 굶어죽었다는 소식은 찾기 어렵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일자리의 변동은 필연적입니다.

 

이제 정리를 합니다. 바둑은 대표적인 두뇌스포츠이고, 바둑기사는 뛰어난 두뇌의 소지자입니다. 바둑이 아닌 다른 직역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들입니다. 바둑학과, 그리고 바둑기사가 사라진다고 하여 바둑기사로 성장한 인력 자체가 사장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세상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인생도 여기에 맞추어 변화를 해야 합니다. 산업의 변화를 무작정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을 넘어 사회전체적으로도 불행입니다.

<기사>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명지대는 지난 25일 교무회의를 열어 바둑학과 폐과를 결정했다.
지난 15일 명지대가 2025학년도 학사구조 개편 사항을 담아 홈페이지에 게재한 학칙개정() 사전공고에도 바둑학과는 제외됐다. 해당 공고에는 각 단과대 별 내년도 학사과정 입학정원 배정 규모가 담겨 있다. 1997년 창설된 명지대 바둑학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학사부터 박사과정까지 바둑을 학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한종진 9, 양건 9, 이민진 8단 등 프로 기사 19명도 배출했다. 명지대 바둑학과의 올해 정원은 21명으로 전체 재학생은 유학생을 포함해 100명 안팎이다.
앞선 2022년에도 명지대·명지전문대 통합 과정에서 바둑학과를 마인드스포츠(경영)학과로 개편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무산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70179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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