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검사출신답지 않게 각종 재담에 능한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사람으로 인기를 누린 정치인이었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대기업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기업에서 줄곧 요구했던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의 규제를 폐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막상 법률이 통과되어도 대기업의 고용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투자활성화와 고용증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고 공언을 했지만, 막상 대기업은 엄청난 과실을 얻은 것에 비하여 고용의 증가에는 난색을 표한 것입니다.
○그럼 국내 대기업만 전부 고용증가에 소극적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용증가는 난망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Growth without Employmen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투자가 고용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경제현상은 만국공통인 셈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EV) 공장 기공식 때, 조지아주 주지사는 물론 지역 유력인사는 모두 참석한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 조지아 전기차(EV) 공장과 조지아 항만을 직통으로 잇는 전용고속도로인 '현대로(路)'까지 지어줬습니다. 이것은 천하의 미국이라도 고용의 증가가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설명하는 상황입니다.
○다음 <기사2>를 보면, 전기차(EV) 공장의 신축으로 현대자동차가 무려 29년만에 국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왜 그렇게나 국내에 공장증설을 기피했는지 누구나 다 압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솔직하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강력한 힘’ 때문입니다. 생전에 현대자동차의 잇단 파업으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강한 불만을 품은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노동조합이 화끈하게 자신의 권리를 챙기면, 사용자는 속으로 분을 삭입니다.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사례는 노동조합이 아예 없는 기업도 고용증가가 없는 현상은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그러한 근본적인 원인은 맨 처음에 제기한 ‘고용 없는 성장’과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인력이 필요가 없는 자동화, 무인화가 그 이유입니다. 기술의 진보란 실은 인력의 필요성이 감축된다는 말입니다. 경제학에서 ‘노동집약적’으로 번역이 되는 영어는 ‘Labor Saving'입니다. 말하자면, 인력을 줄이면서도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노동집약적인 것이고, 기술진보인 것입니다. 쉽게 설명합니다. 과거 1980년대까지 사병의 주특기 번호 중에서 ‘900(일명 ‘구빵빵’)’으로 불리는 행정병이 있었습니다. 이 행정병들의 상당수가 군대 내에서 각종 괘도를 그리고 차트글씨를 쓰는 차트병이었습니다. 지금은 찾을 수 없는 ‘차트글씨 학원’도 그 시절에는 존재했습니다. 그 차트병이 만든 괘도를 넘겨가면서 장성이나 정치인에게 하급장교가 지시봉으로 브리핑을 하는 것이 흔한 광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PPT화면으로 대부분 바뀌었습니다. 밤새 괘도를 만드는 차트병 자체가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각종 양식을 만들던 차트병의 업무도 사라졌습니다. 그 시절에는 A4용지 등 종이에 차트병이 자를 대고 양식을 만들면 타자병이 타자를 쳐서 공문을 만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행정병은 물론 부사관, 장교 너나할 것 없이 엑셀로 양식은 물론 타자까지 한 번에 작성합니다. 과거에 10인이 하던 일을 지금은 1인으로도 충분한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군대가 이렇다면 효율성을 강조하는 민간기업은 더하면 더했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음 <기사1>에서는 ‘ITUC는 성명에서 "모든 정부의 핵심 정책 목표는 '고용'이 돼야 한다"면서 2030년까지 완전고용을 실현하려면 세계적으로 5억7천5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TUC는 또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여성, 이주자, 원주민에 대한 임금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노총의 엉뚱함은 내국과 외국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사1>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국제노총)이 17∼22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하는 제5차 세계총회에서 일자리와 임금, 평등, 포용 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계약'에 대해 논의한다. 18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번 세계총회에서는 신임 ITUC 사무총장도 뽑는다. 임기 4년의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는 케말 외즈칸 인더스트리올(IndustriALL) 사무부총장과 루카 비센티니 유럽노총(ETUC) 사무총장이 출마했다.ITUC는 성명에서 "모든 정부의 핵심 정책 목표는 '고용'이 돼야 한다"면서 2030년까지 완전고용을 실현하려면 세계적으로 5억7천5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TUC는 또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여성, 이주자, 원주민에 대한 임금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586034?sid=102 <기사2> 현대차 노사가 내년 국내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데 합의했다. 국내에 현대차 신규 공장이 들어서는 건 29년 만의 일이다. 12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인 11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15차 교섭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내 투자 계획에 합의했다. 양측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도 하기로 했다. 다만, 임금에 대한 견해차가 남아 있어 파업 시행을 둘러싼 합의가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2023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하기로 하고 신공장 차종 이관 등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새 공장은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이며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국내에 현대차 공장이 들어서는 건 1996년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 만이다. 설립 지역과 규모 등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https://www.chosun.com/economy/auto/2022/07/12/LHFMSLLA3VFYHLGFC76AV4PA6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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