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중국인, 그리고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2024. 1. 13.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을 아느냐?’라는 질문을 거리의 시민에게 묻는다면 ‘라이칭더(賴淸德)’라는 정확한 대답을 하는 분을 거의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시진핑을 아느냐, 라는 질문에는 거의 모든 시민이 안다고 대답을 할 것입니다. 이것이 대만과 중국,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한국에서는 반(혐)중정서가 엄청나지만, 반면에 대만은 무관심 그 자체입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반중정서의 이면에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인은 이런저런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다음 <기사>는 ‘외국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의 ‘외국인’이란 실은 ‘중국인’이 대다수이며, 법개정의 주요 원인도 ‘중국인’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국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각종 선거에서 이슈가 되고 진영싸움까지 확전된 기저에는 중국, 중국인, 그리고 반중정서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기사>의 보도대로 조단위 재정지출(2023년 건강보험 재정지출액은 100조를 초과합니다)을 고려하면 ‘외국인 피부양자 제도 개선으로 연간 약 121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에 그치는 상황임에도 국민의 반중정서가 개입되어서 법개정에 이른 것입니다. 실은 이 문제는 진영논리,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과격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중국인, 나아가 외국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제도가 오래 전부터 존재하는 제도임에도 마치 문재인 정부가 중국인에게 건강보험재정을 ‘퍼줬다’라는 카더라통신까지 생겼습니다.

 

○반중정서가 괜히 생긴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 차별취급, 역사왜곡, 국내에서 행한 일련의 추태, 사드보복 등 평범한 한국인이라도 반중정서를 갖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삼국통일과정에서의 대 중국항쟁, 조선시대의 위화도회군, 북벌 등도 반중정서와 무관하지 않고, 서애 유성룡의 ‘징비록’에서는 중국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불을 뿜습니다. 반중정서는 한민족의 DNA에 각인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과 무역과 경제를 말하면 ‘중국간첩’ 또는 ‘조선족’이라는 비난까지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단교를 하고 경제교류를 단절까지 하자는 말은 거의 없습니다. 경제적 필요성 자체는 누구나 인정합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미국경제상태를 골디락스(Goldilocks)라 부릅니다. 저물가와 고성장이라는 이상적인 경제상태가 중국산 저가제품 때문에 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악한 저품질 때문에 ‘China-free)’를 찾는 미국인들도 생겼지만, 유럽을 저멀리 제치고 독야청청 고성장을 달성한 미국경제의 견인차가 중국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은 당연히 중국에 막대한 중간재를 팔면서 고도성장을 이뤘습니다. 이제 알리와 테무는 온라인쇼핑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2023년 다이소가 이룩한 근 3조원대의 매출액의 비결이 중국산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고, 전국 식당의 김치는 중국산이 석권을 한 지 오래입니다. 요소수대란으로 중국에 비굴하게 머리를 숙여야 했던 굴욕감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인이 지방대는 물론 수도권 대학의 학생수를 채워줘서 그나마 학사운영이 가능하고, 건설현장은 물론 각종 공장, 농촌 및 어촌의 인력의 중추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중국과 한국은 경제적으로 강력하게 결합된 상태입니다. 중국이 한국에게 해악을 끼치는 존재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문제는 완전히 똑같이 주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수용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재정으로 보면 거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민정서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피부양자제도의 핵심은 6개월이라는 거주요건입니다. 그런데 백수로 6개월이나 거주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여행을 6개월간 다니면 국내에서 돈을 쓰고 다녀서 경제적으로 한국에 보탬이 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습니다. 따라서 피부양자가 되려면 사실상 취업이 가능한 비자를 얻어야 합니다. 물론 배우자이거나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일 경우와 유학(D-2)·일반연수 초중고생(D-4-3)·비전문취업(E-9)·영주(F-5)·결혼이민(F-6) 등 체류자격 자체가 장기간 국내거주를 예정하고 있으면 이 6개월이라는 거주요건의 예외가 인정됩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61조의2). 그런데 피부양자와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건강보험가입자 중에서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는 피부양자제도의 적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역가입자는 가입단위가 ‘세대’, 즉 세대원 전원이 건강보험료의 연대책임이 있고, 혜택을 누리기 때문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기사> 내일부터 입국하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물러야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은 한국계 외국인을 포함해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재외국민'은 외국에 살면서도 우리나라 국적을 유지하는 한국인을 말한다. 2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오는 3일부터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국내 거주기간이 6개월 이상 지나야만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그만큼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국내 건강보험에 무임 승차해서 보험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다만 배우자이거나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일 경우와 유학(D-2)·일반연수 초중고생(D-4-3)·비전문취업(E-9)·영주(F-5)·결혼이민(F-6) 등 거주 사유가 있으면 국내 입국 즉시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외교관이나 외국 기업 주재원의 가족 등이 국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는 등 선의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지금까지는 건보당국이 정한 일정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부양요건 기준을 충족하면 내국인 직장 가입자든, 국내에 기반을 둔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장가입자든 차별 없이 자기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과 재외국민의 경우 이런 소득 및 재산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일부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외국에 사는 부모와 형제자매 등 친인척까지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리고서 필요할 때만 잠시 국내에 들어와 치료·수술 등 건보 혜택만 받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다 외국인·재외국민 지역가입자는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해야만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점과 대비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132만명이고, 중국 국적 가입자는 68만명으로 52%에 달했다. 건보당국은 이런 외국인 피부양자 제도 개선으로 연간 약 121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603986?sid=102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적용 대상 등) ①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은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1. 「의료급여법」에 따라 의료급여를 받는 사람(이하 “수급권자”라 한다) 2.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및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료보호를 받는 사람(이하 “유공자등 의료보호대상자”라 한다).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된다. 가. 유공자등 의료보호대상자 중 건강보험의 적용을 보험자에게 신청한 사람 나.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던 사람이 유공자등 의료보호대상자로 되었으나 건강보험의 적용배제신청을 보험자에게 하지 아니한 사람 ② 제1항의 피부양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소득 및 재산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1.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2. 직장가입자의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포함한다) 3. 직장가입자의 직계비속(배우자의 직계비속을 포함한다)과 그 배우자 4. 직장가입자의 형제ㆍ자매 ③ 제2항에 따른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 기준, 취득ㆍ상실시기 및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69조(보험료) ① 공단은 건강보험사업에 드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제77조에 따른 보험료의 납부의무자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보험료는 가입자의 자격을 취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가입자의 자격을 잃은 날의 전날이 속하는 달까지 징수한다. 다만, 가입자의 자격을 매월 1일에 취득한 경우 또는 제5조제1항제2호가목에 따른 건강보험 적용 신청으로 가입자의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그 달부터 징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보험료를 징수할 때 가입자의 자격이 변동된 경우에는 변동된 날이 속하는 달의 보험료는 변동되기 전의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한다. 다만, 가입자의 자격이 매월 1일에 변동된 경우에는 변동된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한다. ⑤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액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합산한 금액으로 한다. 이 경우 보험료액은 세대 단위로 산정한다. 1. 소득: 제71조제2항에 따라 산정한 지역가입자의 소득월액에 제73조제3항에 따른 보험료율을 곱하여 얻은 금액 2. 재산: 제72조에 따라 산정한 재산보험료부과점수에 제73조제3항에 따른 재산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을 곱하여 얻은 금액 ⑥ 제4항 및 제5항에 따른 월별 보험료액은 가입자의 보험료 평균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상한 및 하한을 정한다. 제109조(외국인 등에 대한 특례) ① 정부는 외국 정부가 사용자인 사업장의 근로자의 건강보험에 관하여는 외국 정부와 한 합의에 따라 이를 따로 정할 수 있다. ③ 제2항에 따른 직장가입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국내체류 외국인등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제5조에도 불구하고 지역가입자가 된다. 1.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국내에 거주하였거나 해당 기간 동안 국내에 지속적으로 거주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사유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될 것 중략 ④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내체류 외국인등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제5조에도 불구하고 공단에 신청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1. 직장가입자와의 관계가 제5조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것 2. 제5조제3항에 따른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 기준에 해당할 것 3. 국내 거주기간 또는 거주사유가 제3항제1호에 따른 기준에 해당할 것. 다만,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및 19세 미만 자녀(배우자의 자녀를 포함한다)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61조의2(외국인 등의 지역가입자 자격취득 신고 등) ① 법 제109조제3항제1호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간”이란 6개월 이상의 기간을 말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출입국관리법」 제10조제2호에 따른 영주자격을 받은 경우 2.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 1의2 제21호에 따른 비전문취업(E-9)의 체류자격을 받은 경우 3.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별표 1의2 제27호에 따른 결혼이민의 체류자격을 받은 경우 4.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유학 또는 일반연수의 체류자격을 받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