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준은 딱 하나의 히트곡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하나의 히트곡의 강도가 엄청나다. 지금 들어도 가사가 오묘한 철학을 담고 있으며, 인생의 관조를 그리고 있다.
인생의 존재와 본질은 대부분 생의 종착역이나 자신의 육신이 망가진 상황에서 절절히 깨닫는다. 모모의 작사가는 박철홍이라는 사람인데, 교통사고를 당해서 투병 중 병상에서 이 곡을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그 병상에서 우연히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라는 소설을 읽다가 그 소설 속의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지었다고 한다.
네이버 소설 소개에 실린 내용을 옮겨본다.
파리의 빈민가에서 엄마의 얼굴도, 자신의 진짜 나이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모모. 모모의 삶은 결코 아름답지 않고, 그를 둘러싼 주변인들 역시 모두 사회의 중신에서 소외된 존재다. 모두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마누엘레 피오르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그들의 모습은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조숙한 소년, 모모의 목소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진한 울림을 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ik-14GJm3Y
박철홍은 충분히 자기와 동화를 할 만하다. 몸이 아프고 죽음을 생각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관계의 본질, 자신의 인생의 가치 등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담담하게 삶에 대하여 생각하고 난 후의 가사라는 점을 막연하나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박철홍은 이 노래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 물론 김만준도 이 노래의 히트 이후 히트곡이 없다.
이 노래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영화 '모모'로 승화(!)가 되었다. 그 당시에는 유행가가 뜨면 그 이름을 따서 영화까지 만드는 이상한 관행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관행은 유행가가 완성도가 높다는 말의 이면이기도 했다. '모모'는 지금 들어도 곡도 훌륭하고 가사도 심오하고 깊이가 있으며, 감동을 준다. 명곡은 오래 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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