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편집자의 하소연과 최저임금>

○청마 유치환의 ‘깃발’은 과거 고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문학성과 표현력에서 탁월한 작품으로 정평이 났습니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이라는 시구는 수많은 문장과 표현에서 차용될 정도였습니다.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소리소문이 없이 반향이나 후과가 큰 상황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사2>는 소리소문이 없이 만성적인 재정악화를 호소하던 공중파방송국의 수지개선의 모델로서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불리기 충분함에도 정작 그 비결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공중파방송국이 굳이 널리 알리고 싶지 않은 수지 개선의 비결은 다름 아닌 유튜브입니다. 공중파방송국이 제작한 인기컨텐츠를 슬며시 유튜브에 올려서 막대한 부가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공중파방송국으로서는 진중권의 표현대로 뭔가 ‘카오’가 서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돈이 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기사2>에서는 ‘사업수익이 크게 개선되기 시작한 2019년 4분기는 방송사들이 유튜브로 귀환한 시점이다. 방송사들은 광고수익 독점이 안 된다는 이유로 2014년 유튜브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사업수익이 급증한 것인데, 이들은 신규 프로그램 제작보다 기존 프로그램 아이피(IP) 활용에 매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공중파방송국의 입장에서는 ‘카오’가 죽는 진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과거 공중파방송국이 전파라는 플랫폼을 통하여 슈퍼갑의 지위에 있던 현실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머리를 조아리는 현실은 아무래도 면이 서지는 않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에 로제의 ‘APT’의 초대박은 공중파의 영상플랫폼의 위력이 축소된 현실을 더욱 잔인하게 확인사살하고 있습니다.

 

○‘유튜버’ 하면 일반시민의 대부분 ‘개인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연상합니다. 그래서인지 상위 수익자를 공중파방송국 등 강타자(!)를 제외하고 발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튜브는 ‘1인 미디어’로서 자유로운 개인창작물은 물론 수익사업의 모델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는 청소년의 답변이 ‘유튜버’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조악한 영상의 ‘1인 유튜버’부터 하이퀄리티 영상으로 무장한 공중파방송국까지 유튜버의 영역은 극과 극이 지배하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상위 순익을 차지하는 유튜버는 개인이 아니라 거의 예외없이 거대자본을 투자한 사업체입니다. 유튜버의 세계에서도 ‘약육강식’이 행해지는 셈입니다.

 

○이렇게 약육강식의 공간을 창출하는 것은 결국은 영상제작자입니다. 기획부터, 촬영, 그리고 편집까지 그 영상제작자의 역량에 따라 극과 극의 결과가 이어집니다. 그런 와중에 <기사1>은 ‘‘1분당 만원’ 이 지배하는 유튜브업계] 영상 편집노동자 “최저시급도 안 돼”’라는 제목으로 영상 편집노동자의 처우개선, 구체적으로는 보수의 인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생애 첫 노동으로 유튜브 영상 편집자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영상 1분당 1만원’이라는 업계 관행 외 별다른 규칙이 존재하지 않아 저임금 구조에 놓였고, 대금 미지급 등 부당한 일을 겪을 때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라고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1>에서 ‘저임금 구조’라는 표현부터 광의의 노동자인 양 서술하는 것은 의문이 있습니다. 플랫폼노동을 노동법의 영역으로 대거 편입한 현행 노동법체계에서도 유튜브 영상편집자를 ‘노동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유튜브의 퀄리티가 극과 극이라는 점은 영상편집자의 능력이 극과 극이라는 의미입니다. 기획부터 촬영, 그리고 각종 특수효과를 삽입한 하이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하는 영상편집자부터 유튜브 영상편집프로그램으로 조악한 영상을 편집하는 영상편집자까지 그 범위는 엄청나게 많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영상편집자는 개인부터 거대기업까지 존재합니다. 그들의 법률적 성격은 위임에 근접한 경우도 있고, 단순작업, 즉 도급에 근접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에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영상편집자의 상황은 과거 웹에디터의 상황과 거의 데칼코마니입니다. 개인홈페이지부터 기업의 홈페이지까지 ‘인터넷 광풍시대’에 웹개발자의 몸값은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폭등했습니다. 스톡옵션까지 제시하면서 이들을 섭외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하여 목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웹에디팅 프로그램의 대거 보급으로 인한 웹개발의 보편화, 개인 홈페이지 유행의 쇠퇴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웹개발자와 웹에이젠시는 허무하게 추락하였습니다. 영상편집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글의 세계에서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의 성격의 영상편집자에게 최저임금에 준하는 기준단가를 제정하는 것은 시장의 원리는 물론 노동법의 체계와도 부합하지 아니합니다. 유튜브가 만인에게 공평하다는 것은 그 만인과 경쟁해야 한다는 잔인한 진실을 전제합니다.

<기사1>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청년유니온,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7일 오전 청년문화공간JU에서 ‘유튜브 뒤의 프리랜서 노동, 미디어 플랫폼 뒤의 청년 노동’이라는 이름의 토론회를 열고 유튜브 편집자 15명에 대한 심층면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방송산업의 구조가 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영상 창작물 기획·관리·편집 업무도 함께 확장됐다. 유튜브에 친숙한 청년세대들의 입직도 활발해졌다. 면접조사에 참가한 영상 편집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즐겨보던 유명 유튜버들의 구인 공고를 보고 업계에 입문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570 <기사2> 지난해 우리나라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대부분은 경이로운 영업이익 실적을 올렸다. <미디어오늘> 4월7일 기사에 따르면 <티브이(TV)조선> 589억여원, <에스비에스>(SBS) 449억여원, <한국경제티브이(TV)> 182억여원 순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만성적자였던 <문화방송>(MBC)도 2019년 839억여원의 적자에서 2020년에는 40억여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20배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방송>(KBS)은 비록 140억여원 적자였지만, 2019년 759억여원 적자였던 것에 비해 5.5배 실적 개선을 했으니 엄청난 성과다. 각종 규제와 국외 플랫폼 사업자 때문에 위기라고 아우성치던 방송사들 또한 스스로 놀라지 않았을까.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97597.html <민법> 제664조(도급의 의의)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제680조(위임의 의의)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