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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노동법자료실

<사용자책임과 보험자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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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물적·인적 설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인적 설비는 사용자와 근로자를 포함한 피용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용자는 광의의 근로자 개념임은 물론입니다. 기업의 경제적 공동체로서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조직체인데, 인적 설비로서 사용자와 피용자가 그 중심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사용자책임(756)을 규정하여 근로자가 가해자가 된 기업의 외부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스스로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그에 상응하는 많은 이익을 추구함에 있어서는, 그 많은 피용자의 행위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많아질 것이므로 이러한 손해를 이익귀속자인 사용자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상에 합치된다는 보상책임의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대법원 1985. 8. 13. 84다카979).’라고 판시하여 보상책임의 원리가 배상의 이론적 근거임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보험회사는 이 보상책임의 원리를 보험의 영역에서도 구체화하여야 합니다. 손해배상책임과 보험자(보험회사)의 배상책임보험이 전혀 별개일 수 없습니다. 이는 피보험이익의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피보험이익이란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입니다. 보상책임이 사용자책임의 이론적 근거라면 근로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한 행위로 발생한 손해배상책임과 피보험이익은 결국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이렇게 근로자는 피보험이익이 존재하기에, 자동차보험에서 피보험자가 되는 사용자는 기명피보험자라 하고 근로자는 피용피보험자 또는 사용피보험자라 합니다. 그런데 피용피보험자 외에 기명피보험자가 운행을 승낙한 승낙피보험자도 피보험이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용자는 기명피보험자가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다음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승낙피보험자가 된 경우입니다.

 

다음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4. 5. 9. 선고 2022290648 판결)은 차량렌탈회사로부터 차량을 렌탈한 유치원을 기명피보험자로부터 차량운행의 승낙을 얻은 승낙피보험자로 보아 보험자인 자동차공제조합의 보험자대위권을 부정한 사례입니다. 여기에서 보험자대위권이란 피보험자의 이중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규정한 제도로써,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말합니다(상법 제682조 제1). 구체적으로 이 사례는 보험자가 보험회사가 아닌 자동차공제조합인 경우이지만, 자동차공제와 보험회사의 법리전개는 동일합니다.

 

위 사례에서 사용자는 유치원이고, 통학용으로 사용한 유치원차량(렌트차량)의 운전기사, 동승교사 및 출석확인교사는 사용자책임상의 피용자입니다. 대법원은 피용자의 개념을 근로자보다 확대된 널리 사용관계에 있는 자로 보기에 운전기사 등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 사례에서 보험사고는 통학차량에 탑승한 유치원생이 중한 상해를 입은 교통사고였습니다.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공제계약자동차에 대한 지배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승낙피보험자로 보아 유치원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유치원이 승낙피보험자라면, 당연히 그 승낙피보험자가 사용한 차량운전기사 등은 피용피보험자가 됩니다. 승낙피보험자가 계약상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법률심을 행하기에 승낙피보험자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전제에서 결론을 내렸지만, 밝혀진 사실관계를 보면 반증의 여지가 없기에 사실상 결론이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법원 판결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은 법률용어가 생소해서 언뜻 이해가 어려운 것에 불과합니다. 익숙해지면 마냥 대법원 판결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민법>
756(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도 전항의 책임이 있다.
2항의 경우에 사용자 또는 감독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상법>
682(3자에 대한 보험대위)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다만,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의 일부를 지급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제1항에 따른 권리가 그와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한 것인 경우 보험자는 그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다. 다만, 손해가 그 가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판례>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라야 하고, 이 경우 제3자는 피보험자 이외의 자를 의미하므로, 자동차책임보험약관이 기명피보험자 외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 중인 자 등도 피보험자로 정하고 있다면, 이러한 승낙피보험자 등의 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가 보험자 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그 권리를 취득할 수 없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44659 판결 참조).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229064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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