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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패퇴 vs. 철수 : (feat, 차이나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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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망발 수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미동맹을 흔들고 한국의 힘을 축소왜곡하려는 중국의 야비한 의도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당시는 사드사태로 중국의 한국 때리기가 절정에 이른 상황이므로,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인 점도 분명합니다. 시진핑의 발언 전후로 다수의 한국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쫓겨나듯이 철수했습니다. 롯데 같은 경우에는 조 단위의 손해를 입고 쫓겨나듯이 철수했습니다. 그 이전에 신세계의 이마트도 쫓겨나듯이 철수를 했습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횡포를 못 이겨서 지속적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잇다른 한국기업들의 철수(撤收)에 대하여 중국의 유수 언론들은 패퇴(敗退)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던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후이저우(惠州) 스마트폰 제조공장의 철수에 대하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중화산 스마트폰이 이겼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였습니다. 중국인들의 고질적인 자국중심사상인 중화사상의 진수를 보도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중화사상과 절묘하게 결합하여 사드사태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내쫓고 자국의 산업을 진흥시키려는 의도라는 의심이 생기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물론 다른 외국기업들도 줄지어 중국을 철수하는 상황에 이르자, 그들의 그 자랑스러운 중화사상은 차츰 당혹감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화사상이란 타국에 대한 배타적 우월주의의 다른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우월적 지위유지를 위한 각종 규제를 필연적으로 내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WhKt7ByLgc

 

 

FDI(외국인직접투자, Foreign Direct Investment)라는 경제지표가 있습니다. 후진국 중국이 지금과 같은 제조업 중심 수출주도형 국가로 성장하고,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을 얻은 것은 FDI의 방법으로, 구체적으로는 합작법인 형태로 외국의 자본이 유입된 결과입니다.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외국의 거대기업을 유혹하고 투자이익을 선전하면서 투자유치를 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자국의 산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면, 타국기업들을 껍데기만 남기고 축출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차츰 FDI가 축소되었습니다. 사드보복도 그 실질은 자국의 배타적 이익챙기기를 감추는 술수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올챙이 시절은 까맣게 잊고 자국의 힘으로, 즉 중뽕에 젖어 경제를 성장했다고 괴상한 애국심을 내세워 사실을 왜곡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감행했고 대패했습니다.

 

경제는 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기업은 고용을 통해 활동인력을 구합니다. 경제와 고용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외국기업들을 몰아내면 언젠가는 후폭풍이 온다는 것을 망각한 시진핑의 판단은 중국인들의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패퇴라고 승리감을 만끽하던 중국언론은 이제는 돌변해서 외국자본의 유치를 외치고 있습니다. 단물을 실컷 빨아먹고 가차없이 버려졌다는 기억이 새로운데, 덮썩 중국으로 들어갈 외국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자국인이 고용과 연계할 때는 패퇴가 아니라 철수로 보는 것이 맞다는 증거입니다. 한국에서는 노동의 문제보다 고용이 선재한다는 의미에서 진작부터 고용노동부로 정부부처의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외국기업들의 철수를 패퇴라 부르도록 사주한 시진핑이 이제야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호소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밖에 없는 후과입니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트럼프는 다시 미국 우선(America First!)’를 대선구호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우선구호와 쌍둥이처럼 붙어다니는 구호가 미국인 고용(Hire American!)’입니다. 트럼프가 대권을 거머쥔 것은 러스트벨트에서 몰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바이든도 러스트벨트를 의식하여 IRA법을 통하여 세계 각국의 기업을 유치하였고, 자국인의 고용을 확대하였습니다. 미국이 주도하여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글로벌 아웃소싱이 정책이 급변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이 모든 이해의 단초는 단연 고용의 확대입니다. 최고의 복지는 직업이라는 말은 만국공통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은 사상 유례 없는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을 축출하면서 패퇴를 말하며 쾌재를 불렀던 중국언론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자못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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