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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손 부르튼손, 그리고 찰스 브론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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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는 다음 TV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무려 외국 영화배우, 게다가 주연급 배우인 찰스 브론슨이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누구냐면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이라는 국내에서 빅히트한 영화의 주연입니다. 찰스 브론슨이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코닉한 장면과 결투 장면으로 인상이 강렬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기념비적 ost는 절대로 뺄 수가 없습니다. 중간에 단단단 단다다단하는 인상적인 멜로디는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도 추억의 영화음악 목록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그 시절은 요즘같은 저작권 개념이 없어서 국산 드라마나 영화가 무단으로 이 영화의 ost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심지어 만화영화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3Nun8B_c0

 

 

유명 영화배우가 TV광고에 출연한 것이 왜 그렇게나 화제를 부르고 논란을 낳았는가 2030세대들에게는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의 시대상에서 기인합니다. 당시는 수출은 선, 수입은 악이라는 정서가 사회에 만연하였습니다. 매년 수출의 날에는 수출 100억 달러 달성등의 수출실적이 뉴스의 헤드라인에 등장하던 시절입니다. 심지어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은 교과서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외화획득을 하는 수출역군이 애국자로 칭송을 받으며, ‘외화낭비를 하는 사람은 매국노로 취급을 받던 시절입니다. 당연히 외화낭비를 하는 해외여행 자체를 엄두에 둘 수도 없고, 홰외 유명 연예인의 상업광고 출연은 상상이 가지 않던 시절입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헐리우드영화의 주연급 배우가 TV광고에 출연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지 읺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찰스 브론슨을 익살스럽게 패러디한 남보원의 찬손 부르튼손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9cpmS1O9CQ

 

 

결론을 알고 나면 허망한 것이 많습니다. 찰스 브론슨의 TV광고 출연도 그런 맥락입니다. 찰스 브론슨이 짧고 굵게 멘트하는 맨담은 원래 일본 단학화장품의 제품이고, TV광고 역시도 일본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단학화장품 한국지사는 본사가 제작한 TV광고를 그대로 송출한 것입니다. 아무튼 외국배우에게는 거의 무풍지대인 한국에서 찰스 브론슨의 TV광고는, 게다가 수출지상주의 시대에도, 용케 살아남았습니다. 그것은 그가 출연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등 일련한 영화에서 꾸준하게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헐리우드의 꽃미남 계열의 배우가 아닌 터프한 상남자 이미지의 배우라는 이색적인 매력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배우로 등극했습니다.

 

찰스 브론슨에게 당시 국내팬들은 달표면같다거나, ‘연탄배달 아저씨같다는 감상이 속출했습니다. 헐리우드영화는 물론 국내영화에서도 알랭 드롱, 록 허드슨, 그레고리 팩이나 신성일 같은 꽃미남 배우가 당연히 주연 배우를 하는 것이 영화문법인데, 당시를 기준으로도 거친 외모와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찰스 브론슨이 주연으로 등극하는 것은 흔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박노식이나 김희라 같은 액션 전문배우도 존재했지만, 액션 영화 자체가 메인스트림은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찰스 브론슨을 흉내내려는 남보원은 콧수염을 기르고 넙데데한 얼굴로 원맨쇼를 하면서 국민에게 웃음을 줬습니다.

 

이제 두 분 모두 고인이 되었고 세월도 많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치 파노라마처럼 찰스 브론슨이 등장하는 영화 장면을 보면 자연스럽게 맨담이 연상되고, ‘찬손 부르튼손남보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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