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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의 이 노래 : ‘난 정말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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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끼리 동업을 하거나 동거를 하는 경우에 잘 되는 경우보다 안 되는 경우가 월등하게 많습니다. 아무리 친해도 남은 남이고,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과 합치되는 경우보다 마찰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자신의 주관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며, 수정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경험적 사실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록그룹의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록그룹의 멤버 간에 갈등을 일으켜서 맴버들의 이합집산이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가수들의 음악적 견해는 가수들의 생명과 같은 가치를 지녔기에, 쉽게 수정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멤버들의 인생관 내지 인생철학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기에 갈등의 촉발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레드 제플린이나 퀸과 같은 전설적인 록그룹이 주요 멤버의 교체가 없는 것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송골매는 홍익대 출신의 블랙 테트라와 항공대 출신의 활주로가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작곡 및 편곡, 그리고 연주에 있어서 출중한 실력을 보유한 멤버들이었기에, 출발부터 비상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한국 록그룹의 전설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80년대 초반 ‘10대 가수제에 진출하는 등 맹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러나 너무 잘 나가도 탈은 발생하는 법입니다.

 

송골매의 보컬은 초창기에는 배철수가 했지만, 차츰 구창모의 보컬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보컬로 대중을 받으면 자의반 타의반 솔로로 독립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구창모는 바로 이 노래를 끝으로 송골매를 떠나게 됩니다. ‘난 정말 모르겠네는 경쾌한 반주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구창모가 보컬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시절의 곡이라 지금 들어도 노래는 시원합니다. 80년대 송골매가 빛이 난 것은 록의 전설을 이루었다는 점 외에도 연주가 역대급이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7~80년대 곡 중에서는 반주가 요즘의 노래방 반주 수준인 곡도 있었습니다만, 송골매의 멤버들 각자가 수준급의 뮤지션인지라 연주도 역대급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IGhF_k6Z-Y

 

그 이후 송골매는 배철수가 보컬로 활동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배철수입니다. 배철수는 DJ, MC로서 서글서글한 인상과 친근감, 그리고 정통 음악인으로서의 깊은 음악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지만, 가수로서는 영 별로였습니다. 고음의 발성 자체가 안 되기도 했지만, 고음처리가 영 불안했습니다. 록의 보컬은 가슴을 후려치는 강렬함이 있어야 하는데, 깊이 있는 성량을 동원하지 못했습니다. 감정의 전달에도 미흡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은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법입니다. 배철수는 거의 보컬로서의 역할은 차츰 포기하였습니다.

 

록그룹이든 솔로가수이든 결론은 가수입니다. 동일한 노래를 김태원과 이승철이 각각 부르면 격과 급이 달라집니다. 80년대 록그룹의 자존심인 송골매는 보컬이 보강되지 못하면서 그냥 자연스럽게 해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창모가 마지막으로 보컬로 등장한 비운의 명곡 난 정말 모르겠네는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 채 대중의 기억 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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