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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임금관리

<롤렉스시계와 짝퉁시계, 그리고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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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일상에서 검증이 가능합니다. 지하철에서 등산복차림의 노인의 팔목에 걸쳐있는 스마트시계가 흔한 일상에서 손목시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기사>를 보면, ‘지난해(2022) 애플 워치 출하량은 3070만개로 2100만개에 그친 스위스 시계를 멀찌감치 따돌렸다.’라는 내용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4. 5. 20.자 한국경제신문에서 ‘"애플 워치에 안밀린다"...미국서 명품시계 판매 불티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된 것을 보면, 명품시계의 진정한 가치는 시계의 영역이 아닌 명품 내지 사치품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품시계의 대명사는 단연 롤렉스입니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롤렉스시계는 중후하고 멋집니다. 한눈에 고급시계임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롤렉스시계는 차는것이 아니라 모시는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무겁고 땀이 차면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사치품의 영역이 아니면 굳이 착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롤렉스시계가 부의 과시용이라는 것은 유명합니다. 동시에 신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상징이 레이밴 선글라스와 롤렉스시계임은 공지의 사실입니다. 이미지를 위해서 재임 중에는 중저가시계를 고집했던 클린턴, 오바마 전직 대통령도 퇴임 후에는 롤렉스를 애용합니다.

 

그런데 롤렉스시계에서 노동법적 쟁점을 음미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롤렉스시계가 비싼가? 재료가 고급이며, 인건비가 비싸고, 헤리티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상투적인 답변을 누구나 할 것입니다. 혹자는 거기에 더하여 롤렉스의 기술력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산시계도 고급라인에서 쓰는 것은 재료가 동일하며, 조립기술에 불과한 스위스인력과 중국인력의 차이가 존재한다고도 보기 어렵습니다. 시계의 주재료는 스틸인데, 스위스의 그 어느 제철소도 한국의 포스코를 능가하는 고급스틸을 만들지 못합니다. 헤리티지는 그냥 브랜드빨을 포장한 단어에 불과합니다. 나노반도체가 상용화된 시대에 100년도 더 된 태엽시계의 기술력을 논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입니다. 중국산 짝퉁시계와 성능면에서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은 이제 상식수준입니다.

 

중국의 시계회사가 퇴임한 롤렉스 등 명품시계장인을 채용하여 기술력을 제고했습니다. 마치 한국이 1960 ~70년대 퇴임한 일본의 기술자를 채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롤렉스시계와 짝퉁시계의 성능이 근접했다는 것은 노동력의 가치가 대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롤렉스시계를 만드는 근로자의 임금과 짝퉁시계를 만드는 근로자의 노동력가치는 대등함에도 임금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라고 규정합니다. 근로의 대가가 대등함에도 단지 진퉁이냐, 짝퉁이냐의 차이에 따라 극과 극인 셈입니다.

 

이제 눈을 명품제조업 일반으로 돌려봅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명품 상당수는 중국 하청업체에서 OEM의 방식으로 만들거나, 중국 하청업체에서 대다수 재료를 만들어서 본사에서는 단순조립의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시계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롤렉스 본사에서는 정확히 알리지는 않지만, 다른 스위스시계 브랜드는 100% 스위스에서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스위스에서는 스위스부품이 일정비율 이상이거나 스위스에서 조립을 완성한 경우 등 스위스시계의 정의를 구차하게 변경했습니다. 뭔가 캥기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캥기는 점 중의 하나가 임금입니다.

 

스위스시계산업 전체를 휘청이게 한 애플워치, 그리고 아이폰은 미국산이 아닙니다. 중국산이거나 인도산입니다. 동일한 제품임에도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아웃소싱한 결과입니다. 우리의 갤럭시폰도 마찬가지입니다. 롤렉스시계의 조립과 스마트폰의 조립의 난이도는 후자가 더 어렵습니다. 물론 전자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난이도와 상관이 없이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제품의 가격이 월등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비록 인건비의 차이를 고려해도, 법률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단지 경제학적으로 지역에 따라 차등적인 임금이 약간의(!) 가격차별의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품의 성능대비 가격이 월등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명품의 시장가격입니다.

<기사>
디지털 세상이 된 지 상당한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이 변했다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통계가 나왔다. 손목시계의 최강자가 스위스에서 애플로 넘어갔다. 애플 워치가 처음 나온 것은 20149월이었다. 당시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그룹의 닉 하이에크 회장은 공개적으로 "우리는 스마트워치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그로부터 불과 6년이 지난 지금 애플 워치의 출하량은 200년 전통의 스위스 손목시계를 추월했다.
지난해 애플 워치 출하량은 3070만개로 2100만개에 그친 스위스 시계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추세를 보면 둘 사이의 격차는 더 크게 느껴진다. 한쪽은 가파른 상승 곡선, 다른 한쪽은 하락 곡선으로 화살표의 방향 자체가 엇갈린다. 애플 워치 출하량은 20182250만개보다 36%나 늘었다. 반면 스위스 시계는 같은 기간 2220만개에서 13%가 줄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513517?sid=105


<근로기준법>
50(근로시간)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50조 제1, 2),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2조 제1항 제7).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2451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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