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왜 그렇게 부르나 이해가 안 가는 말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유명 만화가도 서슴없이 하는 말인 ‘대본소(貸本所, 카시혼쇼, かしほんしょ)’라는 것도 포함됩니다. ‘대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드라마 대본’할 때의 ‘대본(臺本)’을 연상합니다. 그래서 대본소하면 무슨 드라마 대본을 대여하는 것으로 오해하기가 딱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ufBX7zRJ64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슬며시 ‘난 너에게’가 라디오에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공륜이 표절곡으로 못을 박았는데 무슨 재주로 다시 등장하나 아리송했습니다. 표절곡은 방송국에서도 틀어주지 않습니다. 가수가 원작곡가에게 곡을 사서, 즉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새로 사용권을 얻어야 음반을 내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방송국에서도 틀어줍니다. 그래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정수라를 검색한 후에 다시 그가 부른 ‘난 너에게’를 검색했습니다( https://www.komca.or.kr/srch2/srch_01.jsp). 그랬더니 당초 정성조 씨가 작곡한 것으로 발표된 음반(1986, 외인구단 ost)에서 1995년에 작곡가 미상(UNKNOWN COMPOSER AUTHOR(Z9999900))으로 변경된 채로 등록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설명의 의미는 원작곡가를 밝힐 수는 없지만, 원작곡가로부터 곡의 사용동의, 즉 사용료를 지불하고 이 노래를 사용한다는 말을 의미합니다. 그 사용합의가 명확하지 아니하지만. 1986년 당시에 녹음한 것이나 그 이후에 새로 녹음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 아니었나 추측이 됩니다. 아무튼 원곡은 Paul Anka의 ‘I Don't Like To Sleep Alone’이라는데, 두 곡을 들어보면 완전한 표절은 아니고 코드전개와 도입부분 등의 표절이라 봅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에는 정수라 버전이 더 곡이 훌륭하고 노래도 잘 불렀다고 봅니다.
1990년대까지 한국에서는 외국의 노래를 무단으로 표절하는 악습이 있었습니다. 도덕불감증까지 언급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곡이 원곡보다 조잡하거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상당수였습니다. 그나마 정수라의 ‘난 너에게’는 원곡보다 감성코드가 뛰어나고(물론 제 생각입니다) 노래도 잘 불렀다고 느껴지기에 나름 자부심이 생깁니다.
'7080연예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부용의 이 노래 : ‘풍요속의 빈곤’> (0) | 2022.02.12 |
---|---|
<김형룡의 이 노래 : ‘사랑의 벼리’> (0) | 2022.02.12 |
<이선희의 이 노래 : ‘빛의 자손들’> (0) | 2022.02.05 |
<남진의 이 노래 : ‘가슴 아프게’> (0) | 2022.02.05 |
<윤수일의 이 노래 : ‘유랑자’> (0) | 2022.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