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사>는 2009. 3. 5.자 어느 신문의 일부입니다. 이 <기사>는 ‘박희태, "출총제 폐지했으니 대기업 금고문 열어라"’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008. 4. 9. 총선에 대승을 하여 보수정당이 대통령 및 의회를 장악한 시기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거의 견제장치도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의회에 대하여 자신의 구상을 입법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재계의 오랜 숙원인 공정거래법상의 출자총액제한제도, 일명 출총제를 폐지하라는 요구를 마침내 이행한 역사적인 날을 맞아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재계를 향하여 금고에 있는 100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풀어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고용을 확대하라는 일갈을 한 것이 이 <기사>의 배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는 ‘좌파정부’이기에 좌편향법률인 출총제 등의 법률로 투자 및 고용이 위축되었고, 당시 보수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맹비난을 했습니다. 그리고 출총제는 ‘반기업정서’의 상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고용과 투자를 가로막는 반기업정서의 상징인 출총제를 폐지해야 투자와 고용이 획기적으로 증가한다고 대대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잔인했습니다. 막상 출총제를 폐지했어도 기업의 투자는 물론 고용도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공채라는 대규모 채용시장이 붕괴되는 시발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습니다. 2025년 현재 공채를 유지하는 대기업은 삼성이 유일합니다. 결과적으로 출총제는 투자 및 고용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반기업정서라는 모호한 구호가 바로 그것입니다. 반기업정서라는 것의 실체는 아직까지 그 누구도 규명하지 못했고, 주로 극우인사나 대기업을 옹호하는 대기업 마름 정도의 사람만이 주장하는 구호입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생이 원하는 것은 대기업 또는 공기업의 취업입니다. 그리고 결혼정보회사에서 가장 선호되는 직군이 전문직 다음 순위입니다. 그런 한국에서 반기업정서 자체가 생길 수가 없습니다. 해외에서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의 로고를 보면 국뽕이 차오르는 것이 평범한 한국인입니다. 도대체 반기업정서라는 것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왜 그 누구도 증명하지 않는지 아리송합니다.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말입니다.
○반기업정서라는 것을 주장하는 경우는 대기업 총수의 범죄행위나 대기업의 시장교란행위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입니다. 대기업이 몰상식할 정도로 기업의 분할, 유상증자, 상장 뒤에 먹튀행위 등 국민의 피눈물을 자아내는 일련의 행위는 지탄이 당연함에도 이를 비판하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반기업정서’가 등장합니다. 자본주의의 천국인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이 반독점법입니다. 이 법률로 그 유명한 록펠러의 회사가 분할판결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분식회계 등 기업범죄를 행하면 수백 년짜리 감옥행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휴스턴 아스트로스의 홈구장의 명칭은 ‘엔론’이라는 정유회사의 네이밍라이트로 명명되었는데, 그 엔론이 분식회계로 파산하였습니다. 반기업정서라는 말은 대기업 총수 일가의 범죄를 막는 방패이자 만병통치약입니다. 고용을 확대하고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방어기제입니다.
○반기업정서를 주장하는 사람 중에서 극우인사 아니거나 친 대기업인사가 아닌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이 여기까지 온 것은 ‘친기업정서’, 아니 기업과 ‘혼연일체정서’가 비결입니다. 기업이 없다면 한국은 물론 한국인도 없습니다. 윤석열이 몰락한 것은 기업을 활성화하여 국가를 발전시킨다는 개념이 없이 검사정치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정부 시대에는 ‘사업보국’이라는 말이 흔했습니다. 사업을 활성화하여 고용을 확대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시대를 만들자는 구호였습니다. 트럼프의 황당한 관세정책도 고용의 확대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고용없는 성장’을 당연시 하는 대기업의 주장에도 반박을 하지 못하는 ‘친기업정서’ 속에서 살고 있으며, ‘사업보국’이라는 위대한 구호를 잊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기사> 2차 입법전쟁을 마친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설 기세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5일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됐으니 이제 대기업이 금고문을 열 때라며, 경제계가 경제 살리기에 나서줄 것을 독려했다. 박 대표는 이날 당사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경제살리기 입법을 모두 마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대로 출총제를 없애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대기업 투자여건을 좋게 만들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대기업들이 금고문을 활짝 열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은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 땅으로 올라오는 경칩이라고 한다"며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서는 움츠리는 자세를 먼저 취해야 하듯, 경제가 어렵지만 도약을 위해서는 움츠리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현 경제상황을 분석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1/0000160878?sid=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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