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이라는 일상언어는 일정한 공간을 차지한 유형물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법학에서 소송물이란 추상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의미합니다. 장해보험금과 사망보험금은 양자의 권리가 다릅니다. 따라서 전소에서 판단한 장해보험금에 대한 기판력은 후소인 사망보험금의 기판력에 미치지 아니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판력과 무관하게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해석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시하였습니다. 소송물은 다릅니다만, 동일한 재해라는 역사적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2019다249305 보험금 (바) 파기환송
[원고가 선행소송에서 ‘이 사건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를 이유로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에 기한 보험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하였다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패소하였는데, 그 이후 피보험자가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하였을 때’를 이유로 같은 특약(이 사건 재해사망특약)에 기한 보험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한 사안]
◇1. 약관의 해석 기준, 2.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해석상 동일한 재해를 원인으로 하는 ‘제1급 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 청구’와 ‘사망에 따른 보험금 청구’가 동일한 청구로써, 후행소송이 선행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소극)◇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다45736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844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은 제9조에서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하였을 때(제1호)’,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제2호)’ 중 어느 한 가지의 경우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해석상 제1급 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 청구와 사망에 따른 보험금 청구는, 설령 동일한 재해를 원인으로 하고 있더라도 별개의 청구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사망에 따른 이 사건 보험금 청구가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이 제1급 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과 사망에 따른 보험금의 중복지급을 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제1급 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 청구소송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어 보험금을 수령한 후 사망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다시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기판력과 무관하게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해석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덧붙여 둔다.
☞ 대법원은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해석상 제1급 장해상태에 따른 보험금 청구와 사망에 따른 보험금 청구는 설령 동일한 재해를 원인으로 하고 있더라도 별개의 청구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사망에 따른 이 사건 보험금 청구가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청구가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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