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알바 권하는 근로기준법>

 

○1980년대 중반에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히트곡이 있었습니다. 잔잔한 발라드 리듬이 인상적인 노래였습니다. 그런데 리듬도 리듬이지만, 인생살이의 어려움을 ‘미완성’이라는 말로 압축하여 설명하는 가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살이를 사는 사람의 인생은 미완성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든 법률도 완성된 것일 수는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리고 미완성인 인생살이를 완벽하게 규율하는 법률이란 인간세상에서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은 글자 그대로 포괄적인 ‘근로기준’만 규율합니다. 그리고 그 규율이라는 것도 현실을 완벽하게 규율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단기알바생들에게 특히 적용이 되는 근로기준법상 상식근로자수 5인 미만 부분과 단시간근로에 대한 것이 그렇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배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규정이 연차휴가, 그리고 연장근로수당 등에 대한 것입니다. 단기알바를 고용하는 사용자는 상당수가 영세한 사업장입니다. 그래서 늘 돈에 쪼들립니다. 상시 5인 이상이 되면 근로기준법의 규제를 받기에 가급적이면 고용을 늘리려 하지 않습니다.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근로기준법이 고용의 확대를 막는 아이러니가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단기알바를 남발하게 만드는 조항은 제18조의 단시간 근로자의 적용배제 조항입니다. 주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주휴수당과 연차휴가의 적용이 배제됩니다. 그리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조 배제가 됩니다. 3중으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묘법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셈입니다. 규제는 반드시 회피의 편법을 양산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상시 5인 이상인 사업장이라는 전제에서 사용자 A가 근로자 갑, 을, 병 3인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고용하면 연차휴가, 주휴수당, 그리고 퇴직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시간의 근로를 갑에게 몰아주면 A는 이 돈을 전부 줘야 합니다. 사용자가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A만 고용하는 방법을 채택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단기알바’라는 말 자체가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바구인 사이트에서 단기알바는 하나의 구인구직시장을 형성했습니다.

 

○혹자는 근로기준법상의 예외규정을 폐지하여 단기알바생의 법적 보호를 강구하자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근로기준법상의 규제가 있으면 차라리 고용 자체를 줄이거나 기계로 대체하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자는 강구합니다. 인생살이와 법률상의 규제는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이 작동됩니다.

제11조(적용 범위) ①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과 가사(家事) 사용인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②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③ 이 법을 적용하는 경우에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산정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8조(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 ①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은 그 사업장의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할 때에 기준이 되는 사항이나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4주 동안(4주 미만으로 근로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제55조와 제60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