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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최강야구’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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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종편은 물론 케이블까지 각종 매체에서 방영된 컨텐츠가 유튜브로 재방영이 되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유튜브가 온갖 매체를 천하통일했다는 느낌입니다. 그 증거 중의 하나가 JTBC에서 방영된 최강야구의 유튜브 재방영입니다. 평소에 TV 자체를 거의 보지 않는데,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본 최강야구에 푹 빠졌습니다.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고, 뭔가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강야구에서 주목할 인물은 단연 김성근 감독입니다. 그는 언제나 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킵니다. 야구팬들 중에서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가장 뜨겁습니다. 그래서 그 자체가 시청률이 보장되는 인물입니다.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비판거리를 찾기 위하여 시청을 할 것이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에 공감하기 위하여 시청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카리스마하면 두 번째 자리가 서러울 정도로 강력한 지도력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입니다.

 

악동으로 악명이 높은 전 프로야구 선수 정수근은 일찍부터 김성근 감독에게 개기는선수는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실제로 최강야구의 방영 내내 이미 사십을 훌쩍 넘어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선수들이라도 약속이나 한 듯이 김성근 감독의 카리스마에 꼼짝도 못했습니다. 김성근 감독을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도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만큼은 숨도 안 쉬고 인정합니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일일이 선수를 지도하는 열정은 그냥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혹사논란입니다. 그리고 과도한 훈련과 승리지상주의에 대한 논란입니다. 그의 혹사는 한국야구의 흑역사이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작 혹사논란의 당사자인 대다수의 선수들은 오히려 고마워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냥 선수생활이 끝날 선수들을 그가 중용해서 활약을 할 수가 있었으며 돈도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사는 착한 혹사와 나쁜 혹사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혹사는 어떤 경우에나 나쁜 것입니다. 그러나 혹사의 원인도 주목해야 합니다. 선수층이 얇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감독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혹사까지는 아니라도 선수의 기용에 있어서 완벽하지는 못합니다. 얇은 선수층이 혹사를 정당화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경기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마냥 기용하기도 어렵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vozlPU0tM

 

 

얇은 선수층에 대한 문제점은 김성근 감독의 제자이자 후배인 이만수 감독이 과도한 훈련량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제시한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만수 감독은 미국물을 먹은 분답게 미국식 야구에서 자율적인 훈련량을 주목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미국식 야구를 모를 리가 없습니다. 야구라면 하다못해 동네야구라도 유심히 보는 야구광이 김성근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김성근 감독 외에 다른 야구지도자가 항변하는 대목은 전체 야구선수들 중에서 프로야구에서 뛸만한 선수들이 극히 제한적이고, 설사 프로야구선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1군무대에서 뛸만한 선수들은 극소수라는 대목입니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각자의 선택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최강야구를 보면서 느꼈던 진한 소감은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었습니다.

 

최강야구에서는 이미 야구를 그만둔 지 꽤나 세월이 지난 왕년의 스타들이 20대나 10대 후반의 팔팔한 청년야구선수들을 압도하는 실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년의 스타들이 바로 늙은 준치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재능의 영역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최강야구선수보강을 위한 트라이아웃을 하는 장면을 방영하였습니다. 역시 왕년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두각을 보였습니다. 한참을 보다가 모자란 재능은 피나는 훈련으로라도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지론을 딱히 반박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프로야구는 고인물처럼 대부분 주전이 보장된 선수들의 리그였습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에서 최고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기에, 굳이 연습을 강조하지 않아도 개개의 선수들이 알아서 피나는 노력을 합니다. 메이저리그가 얼마나 무서우냐면 홈런왕이 다음 해에 방출이 되기도 하고, 올스타전에 출전한 선수도 방출이 되기도 합니다. 주전으로 뛰다가 방출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주전으로 뛰다가 마이너리그계약으로 간신히 메이저리그에 턱걸이하는 경우는 밤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아직까지 없었던 일입니다. 선수층이라는 측면에서는 비교가 어렵습니다. 특히 이제 야구선수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 아니면 되기가 어렵다는 현실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최강야구는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돈이 엄청나게 드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막대한 돈을 써가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예능을 만들어 준 JTBC제작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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