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이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마지막 방송주에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방송도중 부른 노래가 화제입니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가수이지만, 나름 그때 그 시절에는 먹어줬던 ‘전 10대가수’ 이현이 부른 ‘잘 있어요’가 바로 그 노래였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1970년대가 파노라마처럼 떠올랐습니다.
이 노래는 1970년대 인기 절정을 누리던 고교야구에서 이기는 고교응원단이 상대 응원단을 향해 부른다던지 아니면 연고전에서 승리한 학교응원단이 패배한 학교응원단을 향해 상투적으로 불렀던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실업야구에서도 불렸고, 다른 스포츠에서도 불렸습니다. 급기야는 각급 학교 운동회에서나 조기축구회에서도 불렸습니다. 아무튼 그때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절대로 모를 리가 없는 노래가 바로 이 ‘잘 있어요’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초 취입과 달리 응원가로 변신한 노래가 바로 이 ‘잘 있어요’이기에 잊을 수가 없는 노래입니다.
아무튼 이 ‘잘 있어요’를 부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기사를 읽다가 매년 12월 31일을 수놓았던 MBC의 ‘10대가수 가요제’가 생각이 났습니다. 다음 유뷰트 동영상은 혜은이가 가수왕을 했던 1977년 ‘10대가수 가요제’의 일부분입니다. 물론 이 ‘10대가수가요제’를 저는 라이브로 직접 봤습니다. 대상을 받고 혜은이가 펑펑 울어서 앵콜송을 제대로 못 부르던 장면이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저는 혜은이가 좋아서 이덕화가 CF를 했던 ‘킨사이다’보다 혜은이가 CF를 했던 ‘칠성사이다’만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aob-hcSvuE
‘10대가수 가요제’는 남녀 각 5명씩 그 해를 빛낸 가수 10명을 뽑아서 청백전 형식으로 노래와 장기자랑을 했던 쇼입니다. 라이벌 KBS가 ‘가요대전’에서 남녀 각 1인씩 대상을 줬던 것과 달리 딱 하나만을 뽑아서 ‘가수왕’을 줬던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0대가수 가요제’의 진미는 단연 시청자들이 ‘엽서’에 최고가수를 적어서 방송국에 보내고, 그 시청자들 중에서 ‘10대가수 가요제’ 행사 당일에 추첨을 통하여 TV, 냉장고 등을 수상했던 것이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물론 저도 매년 엽서를 보냈지만, 단 한번도 당첨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서 청백전 형식으로 버라이어티쇼를 벌였기에, 재미도 뜨거웠습니다. 더군다나 시청자들이 보낸 엽서로 화끈하게 상품을 수여하는 추첨식이 있었기에, 푸짐한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보는 재미가 더 뜨거웠습니다. 10대가수만 모여도 재미가 뜨거운데, 실제로는 당대 최고인기의 코미디언들도 대거 참여를 하였고, 그해에 떴던 신인가수들도 대거 참여를 했기에, 보는 재미가 더욱 뜨겁지 않으면 도리어 이상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수왕을 뽑는 쇼이기에 생방송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당연히 시청자들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최고조로 이끌었습니다.
‘10대가수 가요제’는 매년 12월 31일에 열렸습니다(물론 그 이전에는 더 일찍 열렸지만 나중에는 매년 12월 31일로 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수왕을 뽑고나서 곧 새해가 밝아오는 즐거움도 더했습니다. 연말연시를 바로 이 ‘10대가수 가요제’를 통하여 만끽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즐거움을 TV에서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추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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