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나라, 그리고 애플의 나라 미국은 각각 나이키공장과 애플공장이 없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 각각 공장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이 시절의 미국 기업의 경영트랜드는 ‘글로벌 아웃소싱’입니다. 명칭은 그럴 듯 하지만, 비용최소화를 위하여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는 생산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발동된 결과입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경영이념도 변합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와 트럼프가 단단히 붙었습니다. 투표 전까지 압도적으로 힐러리가 우세할 것이라는 여론을 뒤엎고 트럼프가 당선됐습니다. 부랴부랴 한국의 언론에서는 트럼트의 공약을 점검해봤습니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은 단순했습니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과 ‘미국인 고용(Hire Amerian!)’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국 기업의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노골적으로 강요했습니다. 이른바 ‘리쇼어링’이 펼쳐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자유무역, 그리고 민주당은 보호무역이라는 대외무역정책기조도 바꿔버렸습니다.
○파격과 독설이라는 트럼프의 전매특허정책을 이어가면서 트위터정치를 즐기던 트럼프는 바이든에 충격적으로 패했습니다. 전 세계는 반 트럼프를 내세웠던 바이든이기에, 미국의 대외정책의 변경을 기대했습니다. 미국의 대 중국 강경책에 신음하면서 무역전쟁을 벌이던 중국은 바이든을 공공연하게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의 대외정책은 트럼트보다 한술 더 떴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입니다. 법률의 명칭 그대로 외형상으로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명분을 통해 진정으로 미국이 달성하려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이 법이 중점을 두는 것은 청정에너지 기술, 그리고 관련 산업의 인프라 개발과 확충입니다. 가장 주목이 되는 것이 전기자동차 산업 활성화입니다.
○환경오염을 낮추는 국내정책은 그린라운드라는 명분이 있기에, 자유무역질서를 추구하는 WTO체제에 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허용이 됩니다. 여기에서 함정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인플레이션을 감축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리쇼어링을 조장하고 미국인의 고용확대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시장, 그리고 세계 최강국가 미국의 노골적인 공장신축의 요구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거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IRA의 숨은 의도는 전 세계 우량기업으로 하여금 자국민을 고임금으로 고용하라는 압박입니다. 아웃소싱으로 떠난 기업을 리쇼어링으로 유치하기 위하여는 당근(압박)과 채찍(보조금)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미국의 정책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정책입니다. 당연히 EU에서도 유사한 정책을 펼쳤고, EU의 선두주자 프랑스가 선제적 정책을 취했습니다. 다음 <기사1>은 이러한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EU는 ‘RE100’이라는 정책을 주도하였습니다. 당연히 EU판 IRA는 명분에서도 든든한 터전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기사1>에서도 서술하고 있는데, 전술한 대로 IRA의 숨은 의도가 리쇼어링과 자국민 고용증대에 있는 것이기에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 와중에 다음 <기사2>는 사상 최초로 미국대통령이 노조의 파업 현장을 찾아 시위에 동참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2024년 미국대선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러스트벨트에서 선전했던 트럼프의 전과를 의식한 행보입니다. 미국에 진출한 각국 기업의 인건비 인상은 불을 보듯 명확합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가격인상도 명확합니다. 미국은 타국의 경제상황의 타개보다, 그리고 자국 기업의 비용상승보다 자국민의 고용증대라는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신호입니다. 미국은 1인당 GDP가 8만달러에 육박합니다. 아웃소싱의 논리라면 당연히 탈미국을 해야 하는데, 미국의 압력으로 정반대의 상황이 된 것입니다. 좋든 싫든 미국은 세계경제질서를 주도합니다. 이제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판입니다. ‘비용최소화의 원리’ 대신에 ‘자국민 고용증대의 원리’로!
<기사1>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사한 성격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파고드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조치인데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의 유탄을 피해갈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전기차 생산부터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을 주는 내용이 골자다. 철강·배터리·조립·운송 등 6개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배출량이 적을수록 친환경 점수를 매기는데 합계가 60점을 넘으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생산지가 프랑스와 가까울수록 보조금 받기가 유리해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와 성격이 비슷하다.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대상 모델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242652?sid=101 <기사2> '친(親)노조'를 표방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 현장을 찾아 시위에 동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를 방문,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12일차 파업 현장을 찾았다. 특히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벨빌에 위치한 GM 물류 센터 부근의 시위 현장에서 '피켓라인'에 동참했다. 피켓라인은 노동쟁의 때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파업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대열을 뜻한다. AP, AFP, UPI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확성기를 든 채 "당신들이 (금융위기로 미국 및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08년과 그 이전에 자동차 산업을 살렸다"면서 "당신들은 많은 희생을 했고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치하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224009?sid=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