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프로 시작하는 신중현의 ‘미인’의 인트로를 듣자마자 신이 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신중현, 하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대곡을 연상하겠지만, 바로 이 ‘미인’도 신중현을 대표하는 명곡입니다. 인트로만으로도 히트할 수밖에 없다는 숙명(!)을 확신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곡이 바로 이 ‘미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FS2lOgUC00
워낙 곡이 흥겨워서 가사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미인’의 가사도 발표된 지 딱 50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인’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아름다운 그 모습을 자꾸만 보고 있네.
그 누구나 한번 보면 자꾸만 보고 싶네
그 누구의 애인인가 정말로 궁금하네.
모두 사랑하네 나도 사랑하네.
모두 사랑하네 나도 사랑하네.
신중현의 ‘미인’의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헐리우드 배우 중에서도 우월한 미모를 자랑하는 모니카 벨루치가 열연한 ‘말레나’가 저절로 떠오릅니다. 너무나 예쁜 나머지 ‘말레나’를 보면 남자들은 사귀기를 갈망하고, 여자들은 시기와 질투를 하는 장면 하나하가 떠오릅니다. 바로 ‘말레나’의 장면과 ‘미인’의 가사 속의 상황이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우월한 외모가 두드러진 사람은 저절로 눈길이 가고 고개가 돌아갑니다. 그냥 멋지다, 라는 감정만 가지면 좋겠지만 절대로 그럴 일이 없습니다.
장자가 무려 2,500년 전에 인간의 마음 속에는 누구에게나 ‘악마’가 도사리고 있음을 간파했습니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은 시기와 질투를 하고, 그 반대로 자기보다 못난 사람은 무시와 모욕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 불리는 악마라는 것이 장자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실은 장자 스스로도 그런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절절하게 인간의 본성에 악마가 도사리고 있음을 꿰뚫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미모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인간의 불행한 운명입니다. 미인과 진심으로 사귀고 싶어하나 쟁취하지 못한 남자는 미인을 신포도로 비방하면서 분풀이를 합니다. 미인보다 열등한 미모를 지닌 평범녀는 미인을 근거도 없이 비방합니다. ‘말레나’의 영화 속의 인생이 딱 그랬습니다.
패션, 화장, 성형 이 세 가지는 여자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월한 미모는 인생난이도가 수월합니다. 물론 자신의 선택을 그릇쳐서 불행한 인생을 사는 여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재주도 없는 여자라도 우월한 미모 딱 하나만으로 우월한 인생을 누리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인을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갈망과 동경은 실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갈망과 동경을 하나 얻지 못하기에 시기와 질투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하나뿐인 인생을 살면서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본능의 영역입니다. 언젠가 우연히 TV를 보다가 어느 여성분이 ‘시선강간’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자는 차치하고 신중현의 ‘미인’이나 모니카 벨루치가 열연한 ‘말레나’나 미모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을 살린 작품인데, 이런 작품들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선강간’ 타령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신포도를 잔뜩 먹은 사람들입니다.
신중현의 ‘미인’은 음악적으로도 빼어난 작품이지만, 적어도 인간철학을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으로서 가사적으로도 빼어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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