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라면먹방 아리랑>

728x90
반응형

라면은 평등을 지향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라면애호가를 자처했습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출장 중에 꼭 라면을 챙깁니다. SK 회장도 출출하면 라면을 찾고,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라면의 맛을 품평합니다. 가난한 고학생, 독거 노인, 그리고 들판의 농부와 만선의 꿈을 지닌 어부도 라면으로 허기를 달랩니다. 라면은 한국인만의 친구는 아닙니다. 시베리아의 혹한에서 시달리는 러시아의 군인도, 열대우림의 열감옥에서 시달리는 아프리카 원주민도 라면에 환호를 합니다. 라면은 지구촌 가족의 정다운 친구입니다.

 

그 라면의 평등이란 보편적 선호를 의미합니다. 선호하지 않으면 평등이란 당초부터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라면은 그 자체가 맛이기에 선호라는 결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출출할 때 먹는 라면은 지상에서 황홀한 천국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라면보다 배고플 때 먹는 라면이 가장 맛있습니다. 사람은 단지 살기 위해 먹는다는 말은 먹는 즐거움을 즐기는 식도락에 대한 모욕을 넘어 범인이 누리는 인생의 행복 중에서 먹는 즐거움을 정면으로 부정한 말입니다. 배고픔 속에서는 그 어떤 행복의 구현도 낙원의 건설도 불가능합니다.

 

보편적 선호는 라면먹방을 낳습니다. 사람은 사소한 것도 자랑하고픈 욕구가 있습니다. 누구나 먹는 라면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먹거나 빠르게 먹는다는 사소한 것도 자랑하고픈 욕구가 있습니다. 술부심과 더불어 먹부심은 어쩌면 본능의 발로일 수 있습니다. 끓는 물이라는 최소한의 도구만 있으면 라면이라는 행복덩어리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 단순한 조리법을 넘어 개성이 묻어나는 새로운 조리법을 통하여 개성을 구현하는 실험장으로 등극하였습니다. 나는 이렇게나 많이 먹는다는 먹부심이 더해지면서 라면먹방은 하나의 유행이 되었고, 유튜브를 관통하는 트로피가 되었습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그 단순한 먹는 동작만으로 전 세계의 네티즌이 공감하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fn25iv_-TKw

 

 

그래서 라면은 행복입니다. 라면이 유해식품이라던가 발암물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의학적인 인과관계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워렌 버핏의 식성을 비난하던 의사들은 모두 망인이 되었다는 워렌 버핏의 통렬한 반격이 오히려 역설적인 설득력이 있습니다. 안성탕면만을 먹다가 90을 넘게 장수한 할아버지의 사례를 보면, 건강하고 즐겁게 라면을 먹는 인생이 건강식에 탐닉하는 인생보다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라면을 맛있게 먹는 인생은 그 자체가 행복을 성취했다는 증거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