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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연예한담

<라나 에 로스포(lana et rospo)의 이 노래 :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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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를 콕 집어서 어떤 시대라 부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통기타가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라는 점에 대하여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통기타의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이 라나 에 로스포(lana et rospo)사랑해라는 점에 대하여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시대는 중고생부터 대학생까지 통기타를 잘 치면 먹어주던 시절이었습니다. 보이스카웃, 걸스카웃부터 중고생들의 야영, 대학생들의 MT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거의 필수적으로 불렀던 바로 그 노래가 사랑해였습니다.

 

듣기만 해도 감성충만이라는 말을 저절로 느낄 수 있는 이 노래는 지금 들으면 뭔가 오글거리고 뭔가 촌스럽습니다. 젠더갈등이 불을 붙은 요즘에 이렇게 끈적하게 이성을 갈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푸념마저 생깁니다. 그러나 전장에서도 사랑을 이루어집니다. 암울하고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도, 그리고 야간통행금지라는 지금은 상상이 어려운 시대에도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은 꽃을 피웠습니다. 당시 거의 국민가요급으로 군림한 이 노래를 부른 멤버도 남녀 혼성그룹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라나 에 로스포의 여성멤버는 무수히 바뀌었습니다. 멤버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화음을 맞춰야 지극히 정상적임에도 역대 라나 에 로스포 멤버들은 서로를 사랑을 하지는 못했나 봅니다. 아무튼 여성멤버의 무수한 교체에도 불구하고 원조멤버인 은희버전의 사랑해가 제일 사랑을 받았습니다. 여성의 감수성하면 은희가 단연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가슴 시린 감성을 불러오는 감성충만한 은희의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사랑의 감정을 전기를 맞은 듯 짜르르 느끼게 해줍니다. 애절한 듯하면서도 가슴을 후비는 은희의 목소리는 짧은 시간 동안의 가수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올드팬들에는 강렬한 메시지로 남아있습니다.

 

라나 에 로스포를 이탈리아어로 각각 개구리와 두꺼비를 의미한다는데, 접속사 et는 프랑스어와 같은 ‘and’의 의미로 보입니다. 아무튼 당시 박정희 정부의 이상한 국어사랑정책 때문에 개구리와 두꺼비로도 불리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라나 에 로스포뿐만 아니라 바니걸스토끼소녀, ‘어니언스양파들로 둔갑을 하는 이상한 시대였습니다. 요즘 같으면 상상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게 가수들이 자신들의 이름조차 마음대로 지을 수 없는 규제충만의 시대에 감성충만의 사랑해가 국민가요로 등극한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사랑해가 워낙 엄청난 임팩트를 가졌기에, 라나 에 로스포는 버금가는 후속곡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라나 에 로스포라는 무척이나 이질적이고 어려운 이름의 가수 이름 자체가 생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서는 노래는 아는데,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은 대다수 국민에게는 아리송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사랑해를 부르면서 진한 아날로그 감성을 느꼈던 진성 올드팬들은 라나 에 로스포를 영역 잊지 못할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3vH6mIqE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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