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K-한류'의 주역은 단연 연예인입니다. 연예산업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거대한 돈벌이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연예산업의 중심인 연예인은 환호와 동시에 악플을 받기 마련입니다. 각종 커뮤니티에 '연예인 걱정'이라는 것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걱정'이 아니라 크고 작은 가십에 불과합니다. 아무튼 유명연예인 '수지'에 대한 과도한 표현 중 '국민호텔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유죄취지입니다. 대법원이 광범위한 혐오사회에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인용한 점이 주목됩니다. 혐오가 광범위하게 허용된다면 막말사회를 법원이 방치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한편, 피고인이 당시 39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연예인은 국민적 관심대상자는 맞다는 생각입니다.
2017도19229 모욕 (바) 파기환송
[피고인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란에 피해자에 대하여 “국민호텔녀”, “퇴물”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모욕하였다고 기소된 사안]
◇“국민호텔녀”가 모욕적 표현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형법 제311조),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여기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10130 판결,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9674 판결 등 참조).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그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가려서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참조).
명예훼손과 모욕적 표현은 구분해서 다루어야 하고,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보장과 개인의 사적 법익 및 인격권 보호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였을 때에는 구체적인 경우에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비교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거나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의견 표명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표현이 다의적이거나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신조어인 경우 피고인이 그러한 표현을 한 경위 및 동기, 피고인의 의도, 표현의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 등을 고려하여, 그 용어의 의미를 확정한 후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표현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가 성립한다. 이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0도16897 판결 참조).
이를 종합하면,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에 대하여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인종, 성별,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한 혐오 표현이 문제되고 있으며, 혐오 표현 중에는 특정된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여 모욕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는 것이 적지 않은데, 그러한 범위 내에서는 모욕죄가 혐오 표현에 대한 제한 내지 규제로 기능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20. 12. 23. 선고 2017헌바456 등 결정 참조).
☞ 피고인이 사용한 표현들 중 “국민호텔녀”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추어 피해자가 종전에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으로서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정당행위로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국민호텔녀” 부분까지 전부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하여 충분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파기환송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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